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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 밥, 빵, 면,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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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에서는 외식과 배달을 줄이고 집밥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외식은 횟수를 줄였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외식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배달은 끊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당뇨 전단계 판정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집밥 쪽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우선— 밥, 빵, 면, 떡. 우리가 가장 자주 먹는 네 가지 탄수화물이었습니다.

    밥, 식빵, 라면, 떡 — 우리가 가장 자주 먹는 네 가지 탄수화물

    탄수화물, 정제할수록 빨라진다

    “밥, 빵, 면, 떡”은 우리 식생활의 중심에 있는 음식들입니다. 고슬고슬한 밥 위에 잘 삭힌 젓갈 한 점 올려 먹거나, 출출할 때 라면 한 그릇이 주는 위안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새로 생긴 베이커리를 찾아가는 즐거움이나, 추석에 송편을 빚어 나눠 먹는 오랜 풍습도 우리 문화입니다. 이 음식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우리의 식문화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습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이런 음식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영양이 넘쳐나는 지금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결합해 오히려 우리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음식들의 섭취를 아예 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더 건강한 명품 식단을 위한 노력을 하자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특히 당뇨와 같은 질환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1편(밥)에서 탄수화물이 몸이 가장 빨리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 대상(당뇨) 편에서는 이 속도를 수치로 나타낸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를 소개했습니다 —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혈당이 오르는 정도를 포도당(기준 100) 대비 백분율로 나타낸 값으로, 55 이하면 저혈당지수, 70 이상이면 고혈당지수로 분류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밥, 빵, 면, 떡은 모두 탄수화물이지만 GI가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조리하는지에 따라 GI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 넷을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밥, 빵, 면, 떡 — 같은 탄수화물, 다른 혈당

    수치는 시드니대학교가 관리하는 국제 GI 데이터베이스와 2002년 발표된 국제 GI표(Foster-Powell 외,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같은 품목이라도 품종·조리법에 따라 값이 꽤 갈린다는 점은 감안하고 봐주세요.

    — 백미밥은 GI 66, 현미밥은 GI 50입니다. 같은 쌀이라도 겨와 배아를 깎아낼수록(도정) 흡수가 빨라져 GI가 올라갑니다.

    — 흰 식빵은 GI 70~71인데, 많은 분들이 더 건강하다고 믿는 통밀빵도 GI 71~74로 흰 빵과 사실상 차이가 없습니다. 시중 통밀빵 대부분이 통밀을 흰 밀가루만큼 곱게 갈아 만들기 때문입니다. GI가 실제로 낮아지는 건 호밀빵처럼 곡물 알갱이가 그대로 씹히는 빵(GI 약 46)뿐입니다. “통밀”이라는 이름만 보고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면과 파스타 — 소면·국수처럼 얇고 곱게 간 밀가루로 만든 면은 국제 GI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측정치가 없습니다(확인된 학술 자료가 없다는 뜻이며, 수치를 임의로 만들지 않고 데이터 공백으로 남겨둡니다). 다만 제조 원리로 보면 흰 빵과 비슷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듀럼밀을 압출 성형해 말린 파스타는 평균 GI 46~58로 꽤 낮고, 통밀 파스타는 32까지 내려갑니다. 같은 밀가루인데도 면과 파스타의 GI가 갈리는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조리 시간도 변수입니다 — 스파게티를 8분 삶으면 GI 44, 15분 삶으면 GI 61이라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푹 삶을수록 GI가 오릅니다.

    — 가래떡·백설기의 GI는 국제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직접 측정한 학술 자료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곱게 빻은 쌀가루를 완전히 쪄서 만드는 제조 원리를 생각하면 GI가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실제로 국내 언론이 인용한 영양 전문가들도 “떡에 쓰이는 쌀가루는 입자가 작아 소화·흡수가 빠르다”고 설명합니다. 식혀서 먹으면 영향이 줄어드는데, 이유는 다음 항목에서 설명하겠습니다.

    곡물 낟알의 세 가지 구성 요소 — 배유(Endosperm), 겨(Bran), 배아(Germ)
    출처: 하버드 의대 교육 과정 강의 자료(필자 직접 촬영)

    곡물 한 알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전분이 대부분인 배유(Endosperm), 그 배유를 감싸는 껍질층인 겨(Bran), 그리고 싹을 틔우는 부분인 배아(Germ)입니다. 백미·흰 밀가루는 겨와 배아를 깎아내고 배유만 남긴 것이고, 현미·통곡물은 이 세 부분이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도정도”는 결국 겨와 배아를 얼마나 깎아냈는지의 문제입니다.

    무엇이 GI를 바꾸는가

    같은 탄수화물인데 왜 이렇게 GI가 갈릴까요. 네 가지 원리로 정리됩니다.

    1. 도정도. 겨와 배아를 깎아낼수록 소화효소가 전분에 더 쉽게 닿습니다. 백미가 현미보다 GI가 높은 이유입니다.
    2. 입자 크기. 곱게 갈수록 GI가 오릅니다. 시드니대 GI팀은 “곱게 빻으면 소화효소가 아무 방해 없이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통밀빵의 GI가 흰 빵과 비슷한 것도, 식이섬유가 있는 곡물이라도 가루로 갈면 그 이점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3. 호화(糊化). 물과 열을 가해 전분이 익는 과정입니다. 오래, 완전히 익힐수록 전분이 더 풀어져 소화효소가 쉽게 달라붙고 GI가 오릅니다. 파스타를 8분 삶을 때와 15분 삶을 때 GI가 달라지는 게 이 때문입니다.
    4. 노화(老化), 즉 식힘 효과. 익힌 전분이 식으면 일부가 다시 결정 구조로 뭉치면서 소화가 잘 안 되는 “저항전분”으로 바뀝니다. 실제로 1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갓 지은 밥과 24시간 냉장 후 다시 데운 밥을 비교했더니 저항전분이 100g당 7.52g에서 11.96g으로 늘었고, 식후 최고 혈당 상승폭은 3.9mmol/L에서 2.7mmol/L로, 혈당 곡선 아래 면적은 약 60% 줄었습니다. 식은 밥, 식은 파스타, 식은 감자샐러드가 갓 지은 것보다 혈당에 덜 영향을 준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반복 확인된 원리입니다. 떡을 식혀 먹으라는 조언도 같은 원리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 파스타가 같은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GI가 낮은 이유는 제조 방식 때문입니다. 반죽을 발효·구워 부풀리는 빵과 달리, 파스타는 반죽을 압출기로 강하게 눌러 뽑아내고 저온에서 건조합니다. 그 결과 글루텐 단백질이 전분 알갱이를 촘촘히 감싼 구조가 되어 소화효소가 안쪽까지 닿기 어려워집니다. 같은 밀가루라도 “어떻게 뭉쳤는가”가 GI를 바꾸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바꿨습니다

    원리를 알고 나니 실천은 단순했습니다.

    • 빵, 면, 떡을 최소로 줄였습니다. 세 가지 모두 곱게 간 가루를 많이 쓰는 음식이라 GI를 낮추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 밥의 양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그 밥도 흰쌀밥은 최소로 하고, 나머지는 다른 탄수화물로 채웠습니다.

    대체 탄수화물로는 이런 것들을 씁니다.

    • 현미(GI 약 50) — 겨와 배아가 남아 있어 백미보다 낮습니다.
    • 보리(GI 약 25~30) — 곡물 중에서도 특히 낮은 편인데, 베타글루칸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서입니다.
    • 귀리·오트밀(GI 약 55~58) — 역시 베타글루칸이 위 배출 속도를 늦춥니다.
    • 고구마(삶으면 GI 약 44, 구우면 훨씬 높아집니다) — 조리법이 중요합니다. 굽는 것보다 삶는 쪽이 혈당에 덜 영향을 줍니다.
    • 렌틸콩(GI 16) — 식이섬유 세 종류(수용성·불용성·저항전분)와 단백질을 모두 갖춰 실제로 존재하는 식품 중 가장 낮은 축에 듭니다.
    • 병아리콩·강낭콩(GI 37~40) — 렌틸콩과 같은 원리입니다.
    • 퀴노아(GI 50~54, 다만 이 수치는 학술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일반 영양 정보 사이트 기준이라 참고 정도로 봐주세요) — 곡물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많습니다.

    먹는 순서도 바꿨습니다. 반드시 채소를 먼저 먹고, 반찬은 저염으로 바꾸고(고혈압 편에서 다룬 나트륨 얘기가 여기서도 이어집니다), 밥은 그다음에 먹습니다. 이건 감이 아니라 근거가 있는 습관입니다. 2015년 발표된 한 연구는 같은 끼니를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고 15분 뒤 탄수화물을 먹는 순서와, 탄수화물을 먼저 먹는 순서로 나눠 비교했는데,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었을 때 식후 30분 혈당이 28.6%, 60분 혈당이 36.7% 낮았고 혈당 곡선 아래 면적은 73% 줄었습니다. 전당뇨 대상자로 범위를 넓힌 후속 연구,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같은 방향의 결과가 반복 확인됐습니다. 표본 수가 크지 않은 연구들이라 정확한 수치보다는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효과가 있다”는 방향성으로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은 후에는 반드시 15분 이상 즉시 걷습니다. 5편에서 다룬 그대로입니다. 마지막으로 배달음식은 아예 끊었습니다.

    “저는 못할 것 같아요” — 그런데 저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 나열하면 대부분 “나는 저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다”고 미리 짐작합니다. 저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하나, 즉각적인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바로 CGM(연속혈당측정기, 두 번째 대상(당뇨) 편에서 소개했습니다)입니다.

    식사를 하고 20~30분 정도 지나면 혈당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제 CGM 관찰 연구를 보면, 식전 평균 혈당은 92.8mg/dL, 식후 최고 혈당은 평균 143.3mg/dL이고 이 최고점에 도달하는 데 평균 50분(대략 30~70분 범위) 걸립니다. 제 경우 평소(식전) 혈당은 110~120mg/dL을 유지했는데, 밥·빵·면·떡을 많이 먹은 식사 후에는 170~200mg/dL을 넘나들었습니다.

    식후에 혈당이 오르는 것 자체는 정상입니다. 문제는 (1) 오른 채로 내려오지 않고 지속되거나, (2) 이런 큰 스파이크가 자주 반복되는 경우입니다. 참고로 미국당뇨병학회(ADA)가 제시하는 식후 180mg/dL 미만이라는 기준은 이미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치료 목표치이지, 건강한 사람의 “정상” 기준이 아니라는 점은 짚어야 합니다. 다만 혈당이 자주, 크게 출렁이는 것(혈당 변동성)과 산화 스트레스 사이의 연관성을 보인 연구는 있습니다 —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2006년 연구에서는 혈당이 얼마나 심하게 출렁이는지가 산화 스트레스 지표와 강한 상관관계(r=0.86)를 보였습니다. 이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서서히 악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직 인과관계까지 완전히 정립된 연구 분야는 아니지만, 방향성만큼은 분명합니다 — 스파이크가 잦다는 건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별개로, 공복혈당 자체도 이미 진행 방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공복혈당 110~125mg/dL 구간에서는 매년 약 5~6%가, 100~109mg/dL 구간에서는 매년 약 1% 남짓이 당뇨병으로 진행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스파이크와 별개로, 평소 공복혈당이 어느 구간에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CGM은 이 신호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밥 양을 줄이거나, 채소를 먼저 먹거나, 식후에 걸었을 때 그래프가 눈에 띄게 낮아지는 걸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력과 결과 사이의 간격이 몇 달이 아니라 몇 분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습관을 지키기가 오히려 쉬웠습니다.

    두 달 만에 달라진 숫자

    이렇게 밥·빵·면·떡을 멀리하고 신선한 채소 위주로 식단을 바꾸면서, 하루 한 끼는 앞서 소개한 지중해식 식단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걷기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2개월쯤 지났을 때 공복혈당은 90mg/dL, 당화혈색소는 5.4%로 떨어졌고, 식사 후에도 140mg/dL을 넘지 않는 수치가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몸이 가벼워졌고, 식후에 졸리거나 피곤해지는 일도 사라졌을 뿐더러, 탄수화물 섭취가 줄고 나니 쉽게 허기지지도 않았습니다. (당뇨편 게이트 체크에서도 짚었듯, 생활습관 개입으로 인한 개선 폭은 연구마다 편차가 큽니다 — 저의 2개월 결과는 어디까지나 개인 사례이지, 누구에게나 같은 속도로 나타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천

    1. 밥의 양을 줄이고, 흰쌀 비중을 낮추세요. 현미·보리·귀리· 렌틸콩 같은 저GI 탄수화물로 일부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2. 빵·면·떡은 최소로. 곱게 간 가루로 만드는 음식이라 GI를 낮추기 어렵습니다. 굳이 먹는다면 통곡물 조각이 살아 있는 빵, 통밀 파스타를 고르고, 떡은 식혀서 드세요.
    3. 채소 먼저, 저염 반찬, 그다음 밥. 그리고 식사 후 15분 이상 바로 걸으세요.
    4. 가능하면 CGM으로, 아니면 최소 3개월에 한 번 공복혈당·당화혈색소로 확인하세요. 눈에 보이는 숫자가 습관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Takeaway

    • 밥·빵·면·떡은 모두 탄수화물이지만 GI가 다르고, 같은 음식도 도정도·입자 크기·조리 시간(호화)·식힘 여부(노화)에 따라 GI가 크게 달라집니다.
    • 흰 빵과 통밀빵(가루형)은 GI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 “통밀”이라는 이름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 식힌 밥·파스타는 저항전분이 늘어 갓 지은 것보다 혈당에 덜 영향을 줍니다.
    • 채소를 먼저 먹는 순서 하나만 바꿔도 식후 혈당 상승폭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여러 건 있습니다.
    • CGM 같은 즉각적인 피드백은 습관을 지속하는 데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몸이 하는 말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으니까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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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 새로운 명품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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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영상, 그중에서도 TV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시골’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 중에, 밭에서 막 캐온 신선한 재료로 소박하지만 건강한 한 상을 나누는 정겨운 모습이 있습니까? 저는 있습니다. 「6시 내고향」 같은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시골은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우리가 사는 한국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한국의 시골은 어떨까

    통계청 「2020 농림어업총조사」를 보면 전국 행정리 37,563곳 중 27,609곳(73.5%)에 식료품을 파는 소매점이 아예 없습니다. 가장 심한 전북 정읍시는 마을의 93.3%에 소매점이 없고, 전국적으로 차로 1시간 넘게 가야 장을 볼 수 있는 마을도 14곳이나 됩니다. “달걀 사러 차 타고 1시간”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입니다.

    73.5%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전국 행정리 비율

    93.3%
    가장 심한 지자체
    (전북 정읍시)

    14곳
    차량으로 1시간 이상
    걸리는 마을

    통계청 「2020 농림어업총조사」 기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재인용

    전국 식품사막 지도 — 기초지자체 행정리 중 마을 안에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곳의 비율

    전국 식품사막 지도. 붉을수록 마을 안에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행정리 비율이 높다 — 자료: 통계청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

    「6시 내고향」이 보여주는 훈훈한 한 상 뒤편에, 소매점 하나 없는 마을이 열 곳 중 일곱 곳이 넘는다는 현실이 같이 있습니다. 소매점이 없다는 게 왜 문제가 될까요. 신선식품은 매일, 조금씩 사야 하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장을 보려면 차로 몇십 분에서 한 시간 넘게 나가야 한다면, 매일 사는 대신 갈 때 몰아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음식 위주로 장바구니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유통기한이 긴 라면·통조림·가공식품이 자연스럽게 밥상의 중심이 되고, 그 결과가 비만·당뇨 같은 만성질환으로 돌아온다는 게 이후에 볼 미국 식품 사막 정의에도 그대로 나옵니다. 소매점이 없다는 사실 하나가 그냥 ’불편함’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무엇을 먹게 되는지를 바꿔 놓는 셈입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게 유독 한국만의 문제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시선을 미국으로 돌려보겠습니다. 미국은 흔히 초강대국, 선진국이라 부르는 나라입니다. 이곳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습니다. 바로 ‘Food Desert(식품 사막)’입니다.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국(ERS)이 예전에 쓰던 정의를 빌리면, 식품 사막은 “저소득 지역이면서 동시에 건강하고 저렴한 식품을 파는 소매점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인구가 상당수 거주하는 인구조사 구역”을 뜻합니다. 신선식품을 파는 가게가 주변에 없어 불량식품에 쉽게 노출되고, 그 결과 비만·당뇨 같은 건강 문제로 이어지기 쉬운 지역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ERS는 최근 “식품 사막”이라는 표현 대신 “저소득·저접근(LILA, Low-Income and Low-Access) 지역”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표현은 바뀌었지만 현실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ERS 통계를 보면 농촌 지역 인구조사 구역의 15.9%가 이 기준에 해당하는 반면, 도시 지역은 8.2%로 농촌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습니다.

    농촌 지역15.9%
    도시 지역8.2%

    전체 인구조사 구역 중 저소득·저접근(옛 “식품 사막”) 기준에 해당하는 비율 — USDA ERS, Characteristics and Influential Factors of Food Deserts (ERR-140)

    자동차 없음 + 반경 1마일 내 슈퍼마켓 없음 지역을 나타낸 미국 카운티별 지도

    자동차가 없고 반경 1마일 내에 슈퍼마켓도 없는 가구 비율 — 카운티별 지도. 색이 짙을수록 비율이 높다 — 자료: 미국 농무부(US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도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럼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서울은 다를까요. 국내 공간분석 연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2.2%가 식품 사막으로 분류됩니다. 주로 은평구·강서구·구로구·서대문구·성북구의 일부 지역이 꼽힙니다. 다만 이 수치는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도가 아니라 학술 연구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라는 점은 밝혀둡니다.

    서울시 면적의 약 2.2%가 식품 사막으로 분류됩니다. 은평구·강서구·구로구·서대문구·성북구 일부 지역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여기서 숫자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한국 73.5%(마을 개수 기준), 미국 15.9%/8.2%(인구조사구역 인구 기준), 서울 2.2%(면적 기준)는 서로 다른 잣대로 잰 숫자입니다. 그래서 “한국이 미국보다 다섯 배 심각하다”처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닙니다. 이 세 숫자가 함께 보여주는 건 순위가 아니라, 규모와 무관하게 —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시골이든 서울 한복판이든 — 이 현상이 실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현상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다 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근처에 가게가 없는 사람에게 “더 건강하게 드세요”라고 말하는 건 공허할 수 있습니다. 이건 상당 부분 인프라와 정책의 영역입니다.

    그렇다고 이 글을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네”로 끝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근처에 가게가 없는 게 불리한 조건인 건 분명하지만, 그 불리함이 곧 무력함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냉동·통조림 채소는 신선 채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영양을 훨씬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장을 보러 나갈 때 몰아서 사서 소분해 얼려두는 습관,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새벽배송처럼 접근성의 틈을 메우는 수단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곧 다룰 ’무엇을 고를지’의 원칙(무지개색· 최소가공)은 식품 사막 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2022년 미국 아이오와주 워털루의 한 식품 사막 지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고터널(비닐하우스형 재배 시설)을 짓고 있다

    Habitat for Humanity, Home Depot, 지역 교회, 재향군인, USDA NRCS 관계자들이 아이오와주 워털루의 식품 사막 지역에 고터널을 짓고 있다(2022년 7월 29일) — USDA/FPAC, Preston Keres 촬영. 미국 연방정부 저작물로 퍼블릭 도메인. 출처: Wikimedia Commons

    식품 사막이라고 마냥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위 사진처럼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고터널을 지어 그 자리에서 채소를 기르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인프라가 부족한 자리를 정책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손으로도 조금씩 메워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 식품 사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앞서 본 수치를 뒤집어 보면, 한국 마을의 26.5%, 미국 농촌 인구의 84.1%는 소매점 접근성 자체는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통계적으로 이 글을 읽는 분들 다수도 여기 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접근성 자체가 없는 소수의 문제와, 접근성은 있지만 잘 활용하지 못하는 다수의 문제는 서로 다릅니다.

    접근성이 있다는 것 자체는 특권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 같은 접근성을 가지고도 매일 배달 음식과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과, 그 접근성을 밥에 시간과 관심을 들이는 데 쓰는 사람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갑니다. 후자가 훨씬 더 풍요로운, 명품에 가까운 식생활을 살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남은 절반은 바로 이 질문 — 접근성이 있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쓰느냐 — 에 초점을 맞춥니다. 접근성 자체가 부족한 분을 위한 실천은 맨 끝 ‘실천’ 항목 1번에 따로 담아뒀으니, 지금 그게 더 급하다면 거기부터 먼저 보셔도 좋습니다.

    당신의 밥은 명품입니까?

    접근성이 있다고 다 잘 먹는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부터는 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명품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명품백은 돈만 있으면 바로 살 수 있습니다. 줄을 서든, 카드를 긁든, 그 순간 소유가 완성됩니다. 반면 밥을 잘 먹는 건 돈만으로 안 됩니다. 매일 시간을 내서 장을 보고, 조리하고, 무엇을 먹을지 계속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밥에 들이는 시간과 관심을 명품백 이상의 가치가 있는 투자로 봅니다 — 돈으로 한 번에 살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희소한 것에 투자하는 셈입니다.

    소득과 식단의 관계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과일·채소 섭취량이 늘어난다는 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18개국을 비교한 PURE 코호트 연구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과일·채소 섭취량이 늘고, 반대로 소득 대비 과일·채소 가격이 비쌀수록 섭취량이 줄었습니다. 돈이 있으면 신선식품에 더 쉽게 접근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식단의 질을 전부 결정하는 건 아닙니다. 명품 식단에 꼭 비싼 재료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콩나물·두부·무·배추·제철 나물처럼 오래전부터 우리 밥상에 오르던 재료들은 값이 싸면서도 앞선 편(식약동원)에서 다룬 ‘무지개색’ 원칙에 그대로 들어맞는 영양 밀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아사이베리·트러플처럼 비싼 수입 재료가 제철 국산 채소보다 영양학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근거는 딱히 없습니다. 오히려 소득이 늘수록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외식·배달·가공식품에 기대는 경우가 흔해지는데, 그 편리함이 곧 좋은 식단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밥이라는 명품은 소득 수준이 아니라, 그 시간과 관심을 어떻게 쓰느냐로 완성됩니다. 값비싼 유기농 마켓이나 수입 슈퍼푸드 없이도 동네 시장·마트에서 제철 채소를 골라 무지개색을 채우는 사람이라면, 소득이 훨씬 높지만 매일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보다 오히려 더 ’명품 라이프’를 구가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 투자를 방해하는 지름길들이 곳곳에 있다는 겁니다. 지금부터 볼 두 가지 — 외식업의 구조와 내 미각 — 은 모두 같은 이유로 방해가 됩니다. 시간과 관심 대신 즉각적인 만족을 파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외식업이라는 함정

    우리는 외식의 즐거움을 압니다. 외식은 재료 준비와 조리, 설거지를 위탁하는 행위입니다. 모든 식당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외식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인 ’맛’이 함정일 수 있습니다. 맛에는 절대적 기준이 없습니다. 외식업은 제로섬 게임(남의 점유율을 뺏어야 내가 사는, 전체 시장 규모가 정해진 게임)의 대표적인 산업입니다. 한국은 한 집 건너 하나씩 식당이나 카페가 있을 정도로 외식업이 성황인 나라입니다. 맛에 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말은, 다시 말해 경쟁 식당보다 맛있으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건강한 한 끼’를 표방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가족의 생계가 달린 식당 운영은 옆집보다 짜릿한 맛을 위한 방향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짠’이라 부르는 한국식 양념은 10년 전보다 얼마나 더 달고 짜게 진화했을까요. 중독성이라 부를 만큼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거 한 끼 먹는다고 무슨 문제가 돼?” 또는 “먹는 즐거움이 없으면 세상 사는 재미도 없어!”라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음식은 즐겁고 행복한 경험입니다. 다만, 즐겁고 행복할 뿐 아니라 건강까지 챙기자는 겁니다.

    여기서 부모 세대를 탓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지금보다 과학과 기술이 훨씬 덜 발전한 세상에서, 그 시대에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정보와 재료로 우리를 키우셨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와서 인슐린 저항성이나 혈관 부담 같은 문제로 돌아온다 해도, 그건 부모님의 잘못이 아니라 시대의 한계였습니다. 다만 우리가 사는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식품 성분과 대사 과정에 대한 근거가 훨씬 정교해졌고, 그 정보에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변화에 적응한다면,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 특히 아이들의 미래를 이전 세대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길든 입맛이 얼마나 조작 가능한 감각인지, 딸기 하나로 설명해보겠습니다.

    딸기 하나로 알 수 있는 것

    “미국 딸기는 맛이 없다.” 혹시 이런 말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한국 딸기는 달콤합니다. 그런 딸기에 익숙한 한국 사람이 미국에 와서 마트의 잘 익은 딸기를 사 먹어보면, 달콤함은커녕 신맛과 덜 익은 듯한 맛에 실망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왜 한국 딸기처럼 만들지 못하지? 그냥 한국 딸기를 수입해 오면 안 되나?” 싶은 생각도 했습니다.

    실제로 당도(Brix)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주요 품종은 설향 10.4Brix, 금실 11.4Brix, 죽향 12.8Brix로 대체로 10~13Brix 수준입니다(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정보누리 자료). 미국 대표 품종은 7~9Brix 수준이라는 자료가 있지만, 이 수치는 공식 통계가 아닌 재배 관련 웹사이트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 참고 정도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한국 딸기 미국 딸기
    평균 당도 10~13Brix (높음) 7~9Brix (낮음, 출처 신뢰도 낮음)
    맛의 특징 신맛이 적고 과즙·향이 풍부 신맛이 강하고 다소 밍밍함
    과육 경도 부드럽고 쉽게 짓무름 단단하고 아삭함

    품종 개량 방향의 차이는 실제로 학술적으로도 확인됩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참여한 한 연구는 한국 품종 45종과 미국 품종 7종의 향미 화합물을 비교했는데, 미국 품종에는 복숭아 향을 내는 화합물이 풍부한 반면 대다수 한국 품종은 그 화합물이 부족했고, 한국 육종은 대체로 에스터류(향)를 극대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 육종업계가 맛을 아예 신경 쓰지 않는다고 보는 건 단순화입니다 — 미국 최대 베리 브랜드 드리스콜스는 “가장 먼저 보는 게 맛”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운송·저장에 유리한 경도를 우선순위에 둔 시기와 품종이 있었던 것이지, 미국 육종 전체가 맛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맛은 사람마다 비슷할 텐데, 한국 딸기를 미국에 수입하면 대박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기엔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단맛 선호가 아래에서 볼 것처럼 고정된 게 아니라 길들여진 감각이라면, 지금 미국인의 입맛 기준으로 “우리 딸기가 더 맛있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의 답은 이 섹션 끝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 결론부터 말하면, 제 미각이 바뀐 경험이 그 답에 가장 가까운 힌트입니다.

    당도(Brix) 차이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 차이를 얼마나 부족하게 느끼는지는 제 미각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에 달려 있었습니다. 설탕 같은 단 성분을 끊고 나니, 정확히 그 지점이 바뀌었습니다. 단맛에 길든 혀에서 그 자극을 서서히 줄여나가면 모든 음식의 맛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저도 식단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미국 딸기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었고, 그 이후엔 오히려 한국 딸기(또는 일본 딸기)가 너무 달게 느껴졌습니다. 딸기 자체의 당도가 변한 게 아니라, 같은 당도를 받아들이는 제 기준선이 낮아진 것입니다.

    이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닙니다. 한 무작위대조시험에서는 석 달간 단순당 섭취를 줄인 그룹이, 그대로 유지한 그룹보다 같은 농도의 단맛을 약 40% 더 달게 느꼈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고농도 설탕을 계속 섭취하면 혀의 단맛 감지 세포 반응이 줄어들고, 설탕을 끊으면 몇 주 안에 원래대로 회복된다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미각은 고정된 게 아니라, 얼마나 자극에 노출됐는지에 따라 바뀌는 감각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설렁탕에 소금이나 후추를 뿌리지 않아도 짜게 느껴질 정도로 미각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같은 음식을 먹어도 조금 더 건강한 방법을 찾아가면 됩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 한국 딸기를 미국에 수입하면 대박 날까요. 제 답은 이렇습니다: 지금 미국인의 평균적인 입맛 기준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입맛 자체가 고정된 게 아니라, 얼마나 단맛에 노출됐는지에 따라 움직이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더 맛있다”는 판단은 딸기가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는 혀의 기준선에 달려 있다는 것, 이게 딸기 하나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먹습니다

    지금까지 본 게 ‘내가 무엇에 길들여지는지’(외식업의 단짠, 내 미각)였다면, 이제부터는 ’무엇을 고를지’입니다. 다시 한번 확인해두면, 아래 내용은 접근성이 있다는 전제 위에 있습니다.

    외식은 최대한 자제하면 좋습니다. 배달 음식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가능하면 직접 조리해서 먹는 게 가장 좋습니다. (다만 이 역시, 외식에 길든 입맛이 집밥의 간을 더 세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건 함정입니다.)

    다음은 편의점 음식입니다. 편의점 음식은 소품종의 신선식품(바나나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가공식품 또는 초가공식품이 진열돼 있습니다. 편의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장 편리한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가공식품은 원재료의 형태를 유지한 채 가공한 식품으로, 예를 들면 꽁치 통조림 같은 것입니다. 초가공식품은 원재료의 형태가 완전히 사라진 식품으로, 시리얼이나 탄산음료, 즉석면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의 몬테이루 교수 등이 제안한 이 분류(NOVA)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은 가정 주방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물질(고과당 옥수수시럽, 가수분해 단백질 등)로 재조립하고 여기에 맛·향·색을 인공적으로 더한 식품을 말합니다. 2024년 「BMJ」에 실린 45개 메타분석 종합 리뷰(참가자 약 988만 명)를 보면, 초가공식품 섭취는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50% 증가,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 전체 사망률 21% 증가와 연관됩니다. 한국인의 초가공식품 섭취 비중도 1998~2005년 17.4%에서 2016~2019년 26.7%로 계속 늘고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되도록 피해야 할 식품 형태입니다.

    특히 여성에게는 더 무겁게 다가오는 문제입니다. 프랑스 성인 약 10만 명을 추적한 NutriNet-Santé 코호트 연구에서는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포인트 늘어날 때마다 유방암 위험이 1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 메타분석에서도 같은 방향의 연관성이 반복 확인됐습니다. 초가공식품을 줄일 이유가 여성에게는 하나 더 있는 셈입니다.

    가공식품은 많은 경우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지는데, 보존성은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나 특히 중요했던 개념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문화적 의미나 산업적 목적으로 계속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니 하몽처럼 여행 중에 잠시 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굳이 찾아 먹을 필요까지는 없는 음식입니다.

    여기서 명품 얘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보존성이란 결국 ’내 시간을 아껴주는 기능’입니다. 유통기한이 긴 음식을 고르는 건 오늘의 시간을 아끼는 대신 그 청구서를 미래의 내 몸으로 돌리는 선택입니다. 반대로 오늘 사서 오늘 먹는 신선식품을 고르는 건, 그 청구서를 지금 당장 시간과 수고로 지불하는 선택입니다. 명품백은 사는 순간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지만(감가상각), 신선식품에 매일 들이는 이 수고는 정반대로 쌓입니다 —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몇 년 뒤 내 혈관·혈당·체중이라는 형태로 이자가 붙어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건 돈으로 대신 살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부자여도 나 대신 매일 신선한 재료를 씹고 소화해줄 사람을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매일 장을 보고 매일 조리하는 이 번거로움을 가격이 아니라 희소성으로 따지면, 어떤 명품보다도 비싼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실천

    접근성이 부족한 분이라면 1번부터, 접근성은 있지만 잘 못 쓰고 있었던 분이라면 2번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 있는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는 항목들입니다.

    1. 이번 주 식료품점까지 거리 확인해보기, 그리고 냉동·통조림 채소부터 장바구니에 넣어보기. 매일 신선식품을 사기 어렵다면, 오래 보관되는 냉동·통조림 채소로도 상당한 영양을 챙길 수 있습니다.
    2. 외식·배달 횟수 줄이기. 완전히 끊기보다 이번 주 한 끼만 집밥으로 바꿔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3. 단맛 서서히 줄이기. 커피·음료의 시럽부터 절반으로 줄여 보면, 몇 주 안에 미각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4. 편의점 대신 시장·마트에서 신선식품 사기. 초가공식품보다 원재료 형태가 남아 있는 식품을 우선 고릅니다.

    Takeaway

    • 식품 사막은 한국·미국·서울 모두에서 확인되는 현상입니다. 세 나라의 통계는 서로 다른 기준(마을 개수·인구 비율·면적 비율)이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규모와 무관하게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인프라와 정책이 풀어야 할 몫이 크지만, 냉동·통조림 채소나 로컬푸드 직매장처럼 개인이 지금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틈도 있습니다.
    •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미 식료품 접근성이 있는 환경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자체가 특권이고, 이 특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접근성만 있고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보다 훨씬 풍요로운 식생활을 살 수 있습니다.
    • 접근성이 있어도 잘 먹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외식업은 제로섬 경쟁 속에서 맛(특히 단짠)을 계속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여기 길들여진 입맛이 집밥과 가공식품 선택까지 이어집니다.
    • 미각은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단맛 섭취를 줄이면 몇 주 안에 민감도가 회복되고, 같은 당도의 딸기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 초가공식품은 심혈관질환·당뇨병·사망률 증가와 연관됩니다. 가공식품과 구분해서, 되도록 피하는 게 좋습니다.
    • 돈으로 한 번에 살 수 있는 명품백과 달리, 밥에는 매일 시간과 관심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밥에 투자하는 시간이야말로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명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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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 식약동원

    🎤이 글을 팟캐스트로 들어보세요Beta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두 편에서 당뇨와 고혈압을 봤습니다. 두 병 모두 밥과 깊이 얽혀 있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으니, 이제 그 밥을 제대로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오늘부터는 밥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식약동원 — 음식과 약은 뿌리가 같다

    약식동원(藥食同源), 또는 순서를 바꿔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는 뜻입니다. 이 표현은 한의학 전통에서 오래 쓰였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식약동원(食藥同原)”이라는 표기가 나오고, 세종대에 편찬된 의서 「식료찬요(食療纂要)」는 음식으로 병을 다스리는 ’식치(食治)’를 조선의 공식 의학 체계 안에 담았습니다. 도라지·더덕·산딸기처럼 한약재이면서 동시에 흔히 먹는 식재료인 “식약공용” 품목이 실제로 많은 것도 이 전통을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건, 비슷한 생각이 서양 현대 영양학에서도 독자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음식이 곧 약이 되게 하라”는 말은 흔히 히포크라테스가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의 저작에 없는 오인용으로 확인됩니다. 대신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심장협회(AHA)· 터프츠대학·하버드보건대학원·미국 국립보건원(NIH) 같은 기관들이 ‘Food is Medicine’이라는 이름으로 이 개념을 임상 현장에 실제로 들여오고 있습니다. AHA는 이를 “식이 관련 만성질환을 예방·관리· 치료하기 위해 건강한 음식을 처방하고, 이를 의료 체계 안에서 통합·지원하는 접근”으로 정의합니다. 처방전 대신 채소 꾸러미를 주는 병원, 식단 상담을 보험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여기 속합니다.

    동양의 식약동원과 서양의 Food is Medicine은 이론적 배경(음양오행· 기미론 vs. 임상영양학·역학)이 서로 다른 전통에서 나왔습니다. 같은 개념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동서양이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결론 — 음식이 곧 치료와 예방의 도구라는 것 — 에 도달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내 밥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식약동원의 핵심은 음식과 약이 다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다르지 않다는 건, 잘못 쓰면 음식도 약처럼 부작용을 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 건 누구나 알지 않나?” 싶은 얘기일 텐데, 왜 많은 분들이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을까요. 이유는 세 가지로 봅니다.

    1. 정확한 정보의 부재. 약을 대충 알고 복용하면 큰일 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식약동원 방식으로 음식을 다룬다면, 음식도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먹어야 합니다.
    2. 편식 습관. 대부분 사람에게는 일정한 편식 습관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형성된 습관이라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래서 고치기도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3. 보상의 부재. 밥 한 끼가 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건 그동안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도 이제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됐습니다.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보상이 바로바로 주어지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렵다는 걸 저도 여러 번 겪으며 알게 됐습니다.

    당뇨(전단계 포함) 편에서 본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주의혈압 포함) 편에서 본 혈관 부담은 대부분 오랜 시간 쌓인 밥의 결과입니다. 지금 이 두 상태 중 하나에 해당한다면, 지금 먹고 있는 밥의 구성 자체가 사실상 몸에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같은 쌀밥도 백미로만 먹는지 통곡물을 섞는지에 따라, 같은 국도 나트륨을 얼마나 넣는지에 따라 방향이 갈립니다. 재료는 같아도 구성이 다르면 약도 되고 독도 됩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그럼 어떻게 먹어야 하나”인데, 답을 찾으려면 먼저 어떤 식단들이 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어떤 식단이 있을까

    먼저 식단(Diet)이 뭔지부터 짚고 가면 좋겠습니다. 흔히 다이어트라고 하면 “살을 빼는 방법”부터 떠올립니다. 덴마크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처럼 단기간에 체중을 확 빼서 여름철 수영장에서 멋진 몸매를 뽐내는 모습을 그리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언정 건강상 부작용이 크고, 특히 지속가능성 면에서는 빵점에 가깝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당뇨·고혈압 관리에 국한하지 않고, 체중 관리를 포함한 식단 선택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보겠습니다. 만성질환이 없어도 아래 기준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래 식단들은 의학계에서 근거를 인정받은 것들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각 항목 아래에는 더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링크해뒀습니다. 대부분 해외 자료라 영어로 돼 있는데, 크롬 같은 브라우저의 번역 기능을 켜면 한국어로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편한 세상인가요?

    지중해식 식단 — 그리스·이탈리아 남부의 전통 식습관을 기반으로 통곡물·과일·채소·콩류·견과류를 매일, 올리브오일을 주 지방원으로, 생선은 주 2회 이상, 붉은 고기는 최소한으로 먹는 식단입니다. PREDIMED 무작위대조시험에서 심혈관 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고, 다른 코호트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25% 낮췄습니다(상대위험 감소). U.S. News 종합 순위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지속가능성과 근거 둘 다 인정받고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 Diet Review: Mediterranean Diet

    DASH 식단 — 원래 고혈압 관리를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이 설계한 식단으로, 과일·채소·저지방 유제품을 충분히 먹고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줄이는 게 핵심입니다. 고혈압 편에서 다룬 대로, 1997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원 연구에서는 이 식단만으로 수축기 혈압이 5.5mmHg, 이미 고혈압이 있던 사람은 11.4mmHg까지 떨어졌습니다(절대 수치 하락). U.S. News 종합 순위에서 지중해식에 이어 2위, 심장건강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할 만큼 근거와 지속가능성 모두 인정받고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NIH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 DASH Eating Plan

    MIND 식단 — 지중해식과 DASH를 결합해 인지기능 저하 지연을 목표로 설계된 식단입니다. 잎채소·베리류·견과류를 강조합니다. 순응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53% 낮았다는(상대위험 감소) 코호트 결과가 있지만, 정해진 식단표가 없어 스스로 구성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 Diet Review: MIND Diet

    저탄수화물/키토제닉 식단 —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해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쓰게 만드는 식단입니다. 단기 체중감량과 혈당 조절 효과가 보고되지만, 장기 연구는 부족하고 실천자들이 채소·과일을 소홀히 하는 경향, 초기 부작용(피로·구취·변비)이 흔해 지속가능성 평가가 낮은 편입니다.

    더 알아보기: Harvard Health — Ketogenic diet: Is the ultimate low-carb diet good for you?

    채식/비건 식단 — 동물성 식품을 배제합니다. 채식인은 심장병 사망 위험이 19~25% 낮고, 당뇨병 위험도 비채식인의 절반 수준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모두 상대위험 비교). 다만 계획 없이 하면 정제 탄수화물·가공식품 위주의 “무늬만 채식”이 될 위험이 있고, B12·철·아연 보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Harvard Health — Becoming a vegetarian

    간헐적 단식 — 정해진 시간에만 먹거나 특정 요일에 단식하는 방식입니다. 대사 전환(포도당→케톤체)을 통한 대사 지표 개선이 보고되지만, 인체 대상 장기 연구가 아직 많지 않습니다. 기존 식습관을 크게 바꿔야 해서 전문가는 점진적 도입을 권합니다.

    더 알아보기: National Institute on Aging — Research on intermittent fasting shows health benefits

    블루존(오키나와) 식단 — 100세 이상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의 식습관으로, 채소·고구마·콩류·두부가 중심이고 “배가 80%만 찰 때까지 먹기(하라하치부)”가 특징입니다. 다만 식단 하나만 떼어 실천하기보다 신체활동·공동체 생활과 묶여 있는 개념이라, 현대 도시 환경에서는 식단만 따로 적용하기 까다로운 면이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Blue Zone Dietary Patterns, Telomere Length Maintenance, and Longevity: A Critical Review — Current Research in Nutrition and Food Science Journal

    플렉시테리언(유연 채식) 식단 — “채식 위주지만 가끔 육류를 허용”하는 식단입니다. 세미채식인은 비채식인 대비 평균 BMI가 낮고 (27.4 대 28.7, 절대수치), 당뇨병 유병률도 크게 낮습니다(0.92% 대 2.1%, 유병률 비교). 완전 채식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장기 실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더 알아보기: Frontiers in Nutrition — Flexitarian Diets and Health: A Review of the Evidence-Based Literature

    저GI(혈당지수) 식단 —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식품(통곡물·고구마· 통과일) 위주로 구성합니다. 당뇨병 관리 측면에서는 비교적 근거가 확립돼 있고, 혈당지수를 일일이 따지기보다 “최소가공식품 위주로 먹기”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어 실천이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더 알아보기: Harvard Health — Healthy diet: Is glycemic index the key?

    식단을 고르는 기준

    이렇게 많은 식단 중 뭘 골라야 할까요. 저는 세 가지 기준을 봅니다.

    1. 목적에 맞아야 합니다. 당뇨(전단계)라면 저GI·지중해식처럼 혈당 관리 근거가 뚜렷한 식단이, 고혈압(주의혈압)이라면 DASH처럼 나트륨·칼륨 조절에 초점을 맞춘 식단이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체중 감량이 목적인지, 만성질환 관리가 목적인지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2.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2014년 「JAMA」에 실린 48개 임상시험, 7,286명 대상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이름 붙은 다이어트들 사이의 체중감량 차이가 미미하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저자들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 “환자가 지속(adhere)할 수 있는 다이어트라면 무엇이든 권장할 수 있다.” 2년간 추적한 DIRECT 연구에서도 6개월 시점의 순응도가 장기 성공을 가장 잘 예측했습니다. 결국 어떤 식단이냐보다 얼마나 오래 지키느냐가 관건입니다.

    3. 효과가 증명돼야 합니다. 근거 없이 유행하는 식단보다는, 무작위대조시험이나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검증된 식단을 우선해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식단 중에서도 지중해식·DASH·플렉시테리언처럼 반복 검증된 것과, 아직 장기 근거가 부족한 것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식단

    세 기준을 종합하면 제가 도달한 답은 이렇습니다 — “Rainbow Colored, Plant-Predominant, but Not Excluding Meats, Flexitarian Diet”. 우리말로 옮기면 “무지개색 재료로 채운, 식물 위주지만 육류를 배제하지 않는 유연 채식” 정도가 되겠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식단들은 저마다 장점이 있습니다. 그 장점들만 추려 하나로 합친 것입니다. 목적에 따른 우선순위(1번 기준)는 이 틀 안에서 강조점만 바꾸면 됩니다 — 당뇨(전단계)라면 통곡물·저GI 재료 비중을, 고혈압(주의혈압)이라면 나트륨을 줄이고 칼륨이 풍부한 채소 비중을 더 높이는 식입니다. 뼈대는 같고 재료 배분만 달라지는 셈입니다.

    이 조합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2024년 「BMC Nutrition」에 실린 비교 연구에서 플렉시테리언(하루 육류 50g 이하)은 완전 채식(비건)이나 일반식보다 대사증후군 점수와 동맥 경직도에서 가장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완전 채식이 전반적으로 유리하긴 했지만, 육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위험 지표가 개선된다는 뜻입니다. 「Frontiers in Nutrition」의 리뷰도 체중·대사지표·혈압 개선과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를 뒷받침합니다. 완전 채식만큼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무지개색’을 강조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채소·과일의 색은 그 안에 든 생리활성물질(파이토뉴트리언트)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빨강(라이코펜·안토시아닌)은 심혈관·전립선 건강, 주황·노랑(카로티노이드)은 눈 건강과 면역, 초록(루테인)은 황반변성 예방, 파랑·보라(안토시아닌)는 뇌 염증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가지 색만 먹기보다 다양한 색을 골고루 먹어야 여러 경로의 이점을 함께 챙길 수 있습니다.

    이런 조합을 제가 처음 제안하는 건 아닙니다. 통합의학자 앤드루 웨일의 항염증 식단 피라미드도 동물성 단백질은 줄이되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색 스펙트럼의 모든 부분에서 과일·채소를 고르라”고 권합니다. 영양학자 디애나 미니치의 저서 「The Rainbow Diet」도 비건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색의 식물성 식품을 늘리자는 방향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식단은 이런 선행 개념들과 방향을 같이하되, 앞서 본 세 가지 기준(목적·지속가능성·근거)에 맞춰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실천

    1. 이번 주 무육류 식사 2회. 완전히 끊는 게 아니라 일부만 빼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2. 장바구니에 색깔이 다른 채소·과일 3가지 담기. 빨강·초록· 주황 중 오늘 식탁에 없는 색부터 채워봅니다.
    3. 내 목적부터 정하기. 당뇨(전단계)인지, 고혈압(주의혈압)인지, 아니면 체중 관리가 우선인지에 따라 위에서 소개한 식단 중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4. 바뀐 걸 바로 확인하기. 혈압계·체중계·CGM(당뇨 편 참고) 중 가진 게 있다면, 식단을 바꾼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수치를 비교해보세요. “보상이 없어서 못 지켰다”는 이유를, 즉시 확인되는 숫자로 없앨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장보기 목록과 한 끼 구성법은 이 시리즈의 다음 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Takeaway

    • 식약동원(약과 음식의 근원이 같다는 한의학 전통)과 현대의 ’Food is Medicine’은 서로 다른 전통에서 독자적으로 도달한 비슷한 결론입니다.
    • 당뇨(전단계)나 고혈압(주의혈압) 상태라면, 지금의 밥 구성 자체가 독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지중해식·MIND·저탄고지·채식/비건·간헐적 단식·블루존·플렉시테리언· 저GI 등 식단은 저마다 강점과 한계가 다릅니다.
    • 식단을 고를 때는 목적에 맞는지, 지속 가능한지, 효과가 증명됐는지 세 가지를 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얼마나 지속하느냐”가 성공을 가장 잘 예측합니다.
    • 제가 추천하는 식단은 무지개색 재료 중심의, 육류를 배제하지 않는 플렉시테리언 식단입니다. 위 세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서 대사·심혈관 지표 개선 근거도 갖추고 있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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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 — 세 번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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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에서 당뇨를 봤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같은 생활습관이 여러 병으로 갈라져 나온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번엔 만성질환의 또 다른 축인 고혈압을 보겠습니다.

    고혈압도 당뇨와 닮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실제로 앓고 있는 사람은 매우 많은데, 증상이 거의 없다 보니 위험성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고혈압이란 무엇인가

    혈압은 심장이 뛸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입니다. 여기에 두 숫자가 있습니다. 수축기 혈압(Systolic)은 심장이 수축해 피를 동맥으로 밀어낼 때 가해지는 가장 높은 압력이고, 이완기 혈압(Diastolic)은 심장이 늘어나 다음 박동을 준비하는 사이, 동맥벽에 남아 있는 가장 낮은 압력입니다. “120에 80”이라고 할 때 앞이 수축기, 뒤가 이완기입니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은 혈압을 다섯 단계로 나눕니다.

    분류 수축기 이완기
    정상 혈압 120mmHg 미만 80mmHg 미만
    주의 혈압 120~129mmHg 80mmHg 미만
    고혈압 전단계 130~139mmHg 80~89mmHg
    고혈압 1기 140~159mmHg 90~99mmHg
    고혈압 2기 160mmHg 이상 100mmHg 이상

    “주의 혈압”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항목입니다. 아직 전단계는 아니지만 방치하면 넘어갈 수 있는 집단에게 미리 생활습관 개선을 권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130/80mmHg부터 고혈압으로 분류하는데, 대한고혈압학회는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국내 성인 약 1,900만 명이 고혈압 환자가 되는 현실을 고려해 140/90mmHg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의 90% 이상은 1차성(본태성) 고혈압입니다. 특정한 원인 질환 없이 유전·노화·비만·식습관·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겹쳐서 생깁니다. 나머지 5~10%는 원인이 뚜렷한 2차성 고혈압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쿠싱병·갈색세포종 같은 호르몬 질환이나 신동맥 협착 같은 신장 질환이 원인인 경우입니다. 이 글은 대다수를 차지하는 1차성 고혈압, 그중에서도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은 부분을 중심으로 씁니다.

    고혈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당뇨 편에서 본 흐름과 구조가 비슷합니다.

    정상 혈압
    (120/80mmHg 미만)
    ↓ 생활습관(밥·몸·잠·쉼)이 무너지면
    주의 혈압 · 고혈압 전단계
    (120~139 / 80~89mmHg)
    ↩ 생활습관을 되돌리면
    이 단계에서는 약 없이도 다시 정상 혈압으로 돌아갈 여지가 가장 큽니다.
    ↓ 같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고혈압 확정
    (1기 140~159/90~99 · 2기 160/100 이상)
    ↓ 저위험군은 생활요법부터, 중·고위험군이나 2기는 곧바로 약물치료
    경구약 1제로 관리
    ↩ 체중 감량·금주·저염을 지속하면
    약을 줄이거나 끊고도 혈압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다시 오르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 조절이 안 되면(전체의 3분의 2 이상이 여기 해당)
    2~3제 병용요법
    ↓ 조절되지 않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합병증
    (뇌졸중 · 심근경색 · 만성신장질환 · 망막병증)

    여기서도 화살표는 거꾸로 갈 수 있습니다. 전단계에서 체중을 5kg만 줄여도 대부분 혈압이 떨어지고, 저염식·금주·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정상 혈압으로 돌아갈 여지가 가장 큽니다. 이미 약을 먹는 단계에 들어섰더라도 늦은 게 아닙니다. 60세 전후 성인을 6년간 추적한 한 연구에서는 약을 먹지 않은 상태로 42%가 정상 혈압으로 돌아갔고, 이 중 상당수가 여러 해 동안 그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약 하나로 잘 조절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을 끊어본 연구도 있는데, 초반에는 대부분 정상 혈압을 유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오르는 비율이 늘었습니다. 당뇨의 관해처럼 명확히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방향을 바꿀 여지가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합병증은 왜 생길까요. 높은 압력이 혈관 벽에 계속 가해지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집니다(죽상경화). 이게 뇌혈관에서 일어나면 뇌졸중, 심장 관상동맥에서 일어나면 심근경색, 콩팥의 작은 혈관에서 일어나면 만성신장질환, 눈의 망막 혈관에서 일어나면 고혈압성 망막병증으로 이어집니다. 압력을 오래 받은 배관이 어디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왜 위험성을 못 느낄까

    대한고혈압학회가 2024년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를 보면, 20세 이상 성인의 약 30%, 대략 1,300만 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지율 77%, 치료율 74%, 조절률 59%로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연령대를 나눠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20~30대의 조절률은 33% 안팎인 반면 65세 이상은 66.5%로 두 배 가까이 차이납니다. 젊을수록 고혈압을 자기 일로 느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게 근본 이유입니다. 혈압이 꽤 높아져도 특별한 느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재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갑니다. 이 무증상이라는 조건은 모든 연령대에 똑같이 적용되는데, 유독 젊은 층에서 조절률이 낮은 건 검진 자체를 덜 받고 진단받아도 꾸준히 병원을 찾을 유인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자주 오가면서 혈압도 같이 확인하고 관리받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러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눈에 띄는 사건이 생기고 나서야 “몇 년째 혈압이 높았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밥과의 연결

    1편(밥)에서 다룬 나트륨 얘기가 여기서 본격적으로 이어집니다.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체내 삼투압이 높아지고, 이를 희석하려고 수분이 혈관 안으로 끌려 들어와 혈액량 자체가 늘어납니다. 늘어난 혈액량은 혈관 벽에 더 큰 압력을 가합니다. 2023년 기준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136mg으로, WHO 권고량(2,000mg)의 약 1.6배이자 국내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 기준(2,300mg)도 넘습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이 패턴 중 가장 많이 검증된 게 DASH 식단입니다. 나중에 식단 관련 내용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과일·채소·저지방 유제품을 충분히 먹고 포화지방을 줄이는 방식인데, 1997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원 연구에서는 이 식단만으로 수축기 혈압이 5.5mmHg, 이미 고혈압이 있던 사람들은 11.4mmHg까지 떨어졌습니다. 짠 음식을 줄이는 것과 칼륨(채소·과일에 풍부)을 늘리는 것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국제 코호트 연구(PURE)에서는 나트륨 배출량이 1g 늘어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2.11mmHg 오르고, 반대로 칼륨 배출량이 1g 늘어날 때마다 1.08mmHg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나트륨은 주로 어디서 올까요. 2025년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가공식품이 하루 나트륨 섭취량의 91%를 차지하고, 그중에서도 조미식품·장류·절임류·조림류만으로 74%에 달합니다. 흥미로운 건 외식보다도 집에서 먹는 밥(김치·장류가 들어간 가정식)의 기여도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짜게 먹는 습관은 식당보다 집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다른 변화들과의 접점

    몸(5편) —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직접 낮춥니다. 72건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안정 시 혈압을 평균 수축기 3.0mmHg, 이완기 2.4mmHg 낮췄고, 이미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그 효과가 수축기 6.9mmHg, 이완기 4.9mmHg까지 커졌습니다. 말초혈관 저항이 줄고 교감신경 활성(노르에피네프린)이 낮아지는 게 기전입니다. 국내 병원들은 대체로 주 5회 이상, 1회 30분 이상의 걷기·조깅 같은 운동을 권합니다 — 5편에서 다룬 식후 걷기가 여기서도 그대로 유효합니다.

    —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과 고혈압은 밀접하게 얽혀 있습니다. 국내 한 병원에 의뢰된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전체의 75.6%가 OSA로 진단됐고, 그중에서도 약을 여러 개 써도 잘 안 잡히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만 좁혀 보면 이 비율이 87.7%까지 올라갔습니다(둘 다 특정 병원 의뢰 환자 기준이라 고혈압 인구 전체 평균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다가 숨이 자주 끊기면 그때마다 몸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를 감지한 자율신경계가 교감신경을 계속 자극하면서 혈압이 오르는 방식입니다.

    쉼(직전 편) — 코르티솔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물질(노르에피네프린 등)에 대한 혈관의 반응을 키우고, 혈관을 이완시키는 산화질소 생성은 억제합니다. 만성 스트레스로 코르티솔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혈관이 평소보다 쉽게, 강하게 수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당뇨(직전 편) —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압은 같은 대사증후군 테이블에 자주 함께 앉습니다. 밥·몸·잠·쉼 네 변화가 무너지면 당뇨로도, 고혈압으로도 갈 수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이 네 가지를 잡으면 두 질환을 동시에 관리하는 셈이 됩니다.

    측정

    혈압은 병원에서 한 번 재는 것보다 집에서 꾸준히 재는 값이 더 정확합니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을 정리한 자료들은 다음과 같이 권합니다.

    •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지 않은 채 측정합니다. 위팔을 심장 높이에 두는 게 특히 중요합니다.
    • 측정 전 최소 5분은 안정을 취합니다.
    • 1~2분 간격으로 두 번 재서 평균을 냅니다.
    • 아침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혈압약을 먹기 전에 한 번, 저녁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번 잽니다.
    • 처음 고혈압을 진단할 때는 최소 3일, 가능하면 일주일 정도 기록을 모읍니다.

    집에서 잰 값의 정상 기준은 병원 기준보다 낮은 135/85mmHg 미만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두 가지 특수한 상황이 생깁니다. 백의 고혈압은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고(진료실 140/90mmHg 이상) 집에서 재면 정상인 경우로, 병원이라는 환경 자체가 주는 긴장 때문에 생깁니다. 반대로 가면 고혈압은 병원에서는 정상인데 집에서 재면 높게 나오는 경우입니다. 각각 인구의 상당수(백의 고혈압 15~30%, 가면 고혈압 9~3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돼, 병원 혈압만 보고 진단하면 실제보다 과도하게 약을 쓰거나, 반대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놓칠 수 있습니다.

    더 정밀하게 봐야 할 때는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을 씁니다. 팔에 작은 기기를 차고 15~30분 간격으로 하루 종일, 자는 동안까지 자동으로 혈압을 잽니다. 정상적으로는 밤에 혈압이 낮에보다 10~20% 떨어지는데, 이 폭이 10% 미만이면(비-디퍼) 심혈관 사건 위험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정용 혈압계보다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지만 기기가 비싸고 착용 중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불편을 호소), 백의·가면 고혈압을 처음 가려내거나 야간 혈압 패턴을 확인해야 할 때 주로 씁니다.

    가정용 혈압계는 큰 비용 부담 없이 살 수 있고, 요즘은 블루투스로 측정값을 스마트폰 앱에 자동 저장해 혈압 추이를 한눈에 보기도 편리해졌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임상 목적이 아니라 참고용 정보입니다 — Withings 같은 일부 제조사는 맥파전달속도를 이용해 동맥 경직도(혈관 나이)까지 추정해주는 제품도 내놓고 있어, 관심이 있다면 참고할 만합니다.

    당뇨와 고혈압의 원리와 위험성을 이해했다면, 이제 생활습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앞서 예고한 대로, 다음 편부터는 밥을 주제로 증거에 기반한 이야기를 다시 더 깊이 다뤄보겠습니다.

    실천

    1. 나트륨 줄이기. 조미식품·장류·국물 요리부터 줄이고, 칼륨이 풍부한 채소·과일 비중을 늘립니다. 밥(1편)에서 다룬 원칙 그대로, 외식보다 집밥의 짠맛부터 점검해볼 만합니다.
    2. 유산소 운동 주 5회, 1회 30분. 5편에서 다룬 그대로입니다. 혈압 강하 효과는 걷기만으로도 충분히 나타납니다.
    3. 코골이·무호흡이 심하다면 검사받기. 잠 편에서 다룬 수면 문제가 고혈압과 직접 연결됩니다.
    4. 집에 혈압계 하나 두기. 1년에 한 번 병원에서만 재기보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대로 아침·저녁 며칠만 재봐도 내 진짜 혈압을 알 수 있습니다.

    Takeaway

    결국 고혈압도 당뇨처럼 밥·몸·잠·쉼이 무너지면 오고, 같은 네 가지를 되돌리면 같은 경로로 개선됩니다.

    • 고혈압은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정상 범위를 넘어 계속 유지되는 상태입니다. 90% 이상은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1차성이고, 생활습관과 깊이 얽혀 있습니다.
    • 정상 → 전단계 → 고혈압 → 경구약 → 병용요법 →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한 방향이 아닙니다. 전단계나 치료 초기에는 생활습관만으로도 되돌아갈 여지가 있습니다.
    • 20세 이상 성인의 약 30%가 고혈압이지만, 20~30대의 조절률은 65세 이상의 절반 수준입니다. 증상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 나트륨은 대부분 가공식품·조미식품에서 오고, 외식보다 집밥의 기여가 더 큽니다. DASH 식단과 칼륨 섭취가 검증된 대안입니다.
    • 몸(운동)·잠(수면무호흡)·쉼(코르티솔)·당뇨(인슐린 저항성) 모두 고혈압과 직접 연결됩니다.
    • 병원 혈압만으로는 백의·가면 고혈압을 놓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재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출처

  • 당뇨 — 두 번째 대상

    🎤이 글을 팟캐스트로 들어보세요Beta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에서 쉼을 봤습니다. 만성적으로 높은 코르티솔이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식욕을 자극해 당뇨 위험을 높인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번엔 당뇨 자체를 자세히 봅니다.

    당뇨를 지금 다루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병을 실제로 앓고 있는 사람은 굉장히 많은데, 그 위험성을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저 역시 당뇨 전 단계 진단을 오랫동안 받아왔던 사람으로, 비만과 더불어 당뇨를 되돌리는 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그 경험에서 확인한 건, 당뇨를 되돌리려면 밥·몸·잠·쉼·곁을 다 같이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그리고 이렇게 관리하다 보면 다른 만성질환도 함께 나아집니다.

    당뇨란 무엇인가

    우선 당뇨를 이해하려면 몇 가지 개념부터 순서대로 알아야 합니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쓰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입니다.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소화돼 포도당으로 바뀌고, 혈액을 타고 온몸의 세포로 전달됩니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를 혈당이라고 부릅니다.

    췌장은 배 안쪽, 위 뒤에 있는 장기입니다. 소화액도 만들지만, 이 글에서 중요한 역할은 따로 있습니다 —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들어 내보내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잠깐: 한국인은 동일한 체격의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작고 인슐린 분비량이 약 36.5% 적습니다. 인슐린을 만드는 능력 자체가 낮게 시작한다는 뜻이라,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비만도가 낮고 식사량이 적더라도 같은 생활습관 악화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슬프지만 사실입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열쇠입니다. 이 열쇠가 문을 열어야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이고, 혈당은 다시 정상 범위로 내려갑니다. 췌장이 인슐린을 충분히 못 만들거나, 만들어도 세포가 이 열쇠에 둔감해지면(인슐린 저항성) 포도당이 문을 못 넘고 혈액에 계속 쌓입니다. 이 상태가 당뇨병입니다.

    이걸 재는 방법이 두 가지입니다. 공복혈당은 8시간 이상 금식한 뒤 그 순간 잰 혈당값이고, 당화혈색소(HbA1c)는 적혈구 속 혈색소에 포도당이 얼마나 달라붙어 있는지를 보는 검사로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합니다. 공복혈당이 오늘 하루의 스냅샷이라면, 당화혈색소는 최근 석 달의 평균 성적표인 셈입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혈액검사로 측정합니다. 검사 결과지에서 두 지표를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당뇨 관련 마커 중 가장 흔히 쓰이는 값들이니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당뇨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형은 면역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세포를 공격해 인슐린 자체가 거의 안 나오는 경우로, 주로 어릴 때 시작되고 생활습관과의 관련은 적습니다. 2형은 인슐린은 나오는데 몸이 거기에 둔감해진 경우(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부릅니다)로, 성인 당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이 시리즈가 다루는 밥·몸·잠·쉼과 깊이 얽혀 있습니다. 이 글은 2형을 중심으로 씁니다.

    진단 기준은 다음 네 가지 중 하나만 해당해도 성립합니다(뚜렷한 증상이 없다면 보통 다른 날 재검사로 확인합니다).

    검사 기준
    공복혈당(8시간 이상 금식) 126mg/dL 이상
    경구당부하검사 2시간째 혈당 200mg/dL 이상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
    다뇨·다음·체중감소 등 증상 + 무작위 혈당 200mg/dL 이상

    당뇨병 전 단계도 있습니다. 공복혈당 100~125mg/dL이면 공복혈당장애, 경구당부하검사 2시간째 140~199mg/dL이면 내당능장애라고 부릅니다. 아직 당뇨병은 아니지만, 그대로 두면 2형 당뇨병으로 넘어갈 위험이 큰 구간입니다. 동시에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얼마든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 구간을 지나온 적이 있습니다.

    당뇨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지금까지 본 개념을 하나의 흐름으로 그리면 이렇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단계인지 확인해 보세요.

    정상 혈당
    ↓ 생활습관(밥·몸·잠·쉼)이 무너지면
    당뇨병 전단계
    (공복혈당장애 · 내당능장애)
    <strong>↩ 생활습관을 되돌리면</strong><br>이 단계에서는 다시 정상 혈당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있습니다.
    ↓ 같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당뇨병(2형) 확정
    ↓ 1단계 — 먹는 약(경구혈당강하제) + 생활습관
    경구약으로 관리
    <strong>↩ 체중을 충분히 줄이면</strong><br>약 없이도 혈당이 유지되는 <strong>관해(remission)</strong> 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영구적이진 않고, 되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 조절이 안 되거나 부작용·합병증이 겹치면
    2단계 — 인슐린 주사
    ↓ 신장 합병증이 진행되면(여과 기능이 정상의 10~15% 이하로)
    3단계 — 투석

    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화살표가 거꾸로도 간다는 점입니다.

    당뇨병 전단계에서는 생활습관을 되돌리면 다시 정상 혈당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당뇨병으로 넘어간 뒤에도 늦은 게 아닙니다. 2021년 미국당뇨병학회는 이런 상태를 관해(remission)로 정의했는데, 혈당강하제 없이 3개월 이상 당화혈색소 6.5% 미만을 유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영국의 DiRECT 연구에서는 하루 800kcal 이하의 저열량 식단으로 체중을 크게 줄인 참가자 중 46%가 관해에 도달했고, 15kg 이상 감량한 사람만 보면 이 비율이 86%까지 올라갔습니다. 다만 이 관해가 영구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 생활습관이 다시 무너지면 혈당도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당뇨는 “한번 걸리면 끝”이 아니라, 생활습관에 따라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왜 위험성을 못 느낄까

    여기서 이 병의 진짜 문제가 나옵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2024년 낸 「당뇨병 팩트시트」를 보면, 30세 이상 한국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 인원으로는 533만 명입니다. 여기에 당뇨병 전 단계(41.1%, 1,400만 명)까지 더하면 거의 2,000만 명이 이미 위 그림의 스펙트럼 위에 있습니다. 연령별로도 30대 4.0%에서 40대 12.4%, 50대 25.4%, 60대 28.4%로 나이가 들수록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그런데도 위험을 못 느끼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안다고 관리가 되는 게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인지율은 이제 70%를 넘어섰지만,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 중에서도 혈당이 실제로 목표 범위에 들어오는 조절률은 40.5%에 그칩니다. 알고 있어도 절반 넘게는 여전히 혈당이 잘 안 잡히고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합병증이 조용히 옵니다. 서울대학교 국민건강지식센터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의 대표 합병증인 신증(신장)·망막병증(눈)·신경병증· 심혈관질환은 모두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2형 당뇨병은 진단받는 시점에 이미 합병증이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혈당이 높다는 걸 몸이 먼저 알려주는 게 아니라, 숫자를 재봐야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밥과의 연결

    1편(밥)에서 탄수화물이 가장 빨리 쓰이는 에너지원이라고 했습니다. 당뇨에서는 이 얘기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탄수화물이 다 같은 속도로 혈당을 올리는 건 아닙니다. 이를 수치로 나타낸 게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입니다.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혈당이 오르는 정도를 포도당(기준 100) 대비 비율로 나타낸 값인데, 「Korean Diabetes Journal」에 실린 리뷰에 따르면 55 이하면 저혈당지수, 70 이상이면 고혈당지수로 분류합니다.

    같은 곡물이라도 도정 정도에 따라 GI가 달라집니다. 곡물 겉껍질(겨)은 소화효소가 전분에 닿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는데, 도정을 많이 할수록 이 겨층이 사라지면서 흡수가 빨라지고 GI도 올라갑니다. 흰쌀·흰빵 같은 정제곡물이 현미·통밀 같은 통곡물보다 혈당을 더 빨리, 더 많이 올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머니나 부인이 까끌한 현미밥을 고집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식이섬유도 같은 원리로 작동합니다 — 소화효소의 작용을 늦춰 흡수를 지연시키고, 그만큼 혈당이 완만하게 오르게 합니다.

    1편에서 소개한 Healthy Eating Plate의 “4분의 1은 통곡물, 정제곡물은 줄이기”라는 원칙이 당뇨 예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도 당류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걸 식사요법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합니다.

    직접 먹는 재료의 GI 값이 궁금하다면 Glycemic Index 공식 검색 데이터베이스에서 음식 이름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시드니대학교가 관리하는 국제 GI 데이터베이스이며, 영어로 검색해야 합니다).

    밥과 당뇨의 관계는 오늘 다룬 것보다 훨씬 깊습니다. 이 주제는 다음에 별도 시리즈로 여러 편에 걸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다만 밥만 바꿔서 되는 일은 아닙니다. 나머지 변화들이 당뇨와 어떻게 얽히는지 마저 보겠습니다.

    다른 변화들과의 접점

    당뇨는 밥 하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변화들이 다 여기로 모입니다.

    몸(5편) — 근육을 움직이면 인슐린 없이도 포도당을 끌어다 쓸 수 있는 통로가 열립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운동이 말초 조직의 인슐린 작용을 높여 혈당 조절을 돕고, 약물 필요량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5편에서 본 식후 15분 걷기 — 식후 혈당의 70~80%가 근육으로 소비된다는 얘기 — 가 당뇨에 가장 직접 닿는 실천입니다.

    쉼(직전 편) — 이미 본 대로, 만성적으로 높은 코르티솔이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식욕을 자극합니다.

    — 수면이 부족하면 세 가지 경로로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갑니다.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 교감신경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지방조직에 염증이 쌓여 인슐린 신호 전달이 끊기고, 식욕 억제 호르몬(렙틴)은 줄고 식욕 촉진 호르몬(그렐린)은 늘어 과식으로 이어집니다.

    밥·몸·잠·쉼 네 변화가 전부 같은 결승점 — 인슐린 저항성 — 으로 모이는 셈입니다.

    측정

    병원에서 재는 표준 지표는 두 가지입니다. 공복혈당은 그 순간의 값이고, 당화혈색소(HbA1c)는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합니다.

    당화혈색소는 익숙한 mg/dL 단위로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2008년 「Diabetes Care」에 실린 ADAG 연구가 제시한 환산식은 이렇습니다.

    평균혈당(mg/dL) = 28.7 × 당화혈색소(%) − 46.7

    집단 평균에서 나온 회귀식이라 개인차가 있습니다. 참고용으로만 보세요.

    집에서는 손끝을 찔러 재는 혈당계가 오랜 표준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CGM(연속혈당측정기)이 더해졌습니다. 팔 뒤쪽 피부 밑에 작은 센서를 붙여두면 10~14일간 혈당을 실시간으로 계속 추적하는 방식으로, Yale 의과대학은 손끝 채혈의 불편함을 없애고 하루 중 변화 패턴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습니다. 원래는 인슐린을 안 쓰는 2형 당뇨나 전당뇨 환자용으로 나온 기기입니다.

    CGM은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내 식단과 혈당의 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몸을 움직이면 실제로 혈당이 내려간다는 사실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써본 바로는, CGM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변화를 위한 노력에 대한 보상을 즉각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몸 편에서 식후 15~20분 걷기가 혈당 조절에 즉효라고 했는데, 그래도 ‘정말 그럴까’ 하는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 몸이 하는 말을 직접 들을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CGM을 쓰면 걷기의 효과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트레스 레벨이 높으면 혈당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습니다. 제가 하버드에서 수업을 들을 때,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평소와 똑같이 생활해도 혈당 수치가 계속 높게 유지되는 걸 확인했고,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떨어지는 것도 지켜봤습니다. 이렇게 CGM은 쓰기에 따라 내 몸이 하는 말을 실시간에 가깝게 들려주는 기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천

    1. 통곡물·식이섬유 비중 늘리기. 1편의 접시 나누기 원칙(4분의 1 통곡물)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만으로 GI를 낮출 수 있습니다.
    2. 식후 15분 걷기. 5편에서 다룬 그대로입니다. 혈당이 오르는 바로 그 시간에 근육이 포도당을 소비하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3. 수면·스트레스 관리. 잠과 쉼 편에서 다룬 방법들이 그대로 인슐린 저항성 관리로 이어집니다.
    4. 1년에 한 번은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를 검사받으세요. 특히 40대 이후라면 더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전단계 구간에서 잡으면 되돌릴 여지가 가장 큽니다.

    당뇨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습니다. 모든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축적된 습관이 만든 결과입니다. 그래서 위 실천 항목들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꾸준함이 관건입니다. 약은 필요할 때 쓰되 최후의 수단으로 두고, 생활습관으로 되돌릴 수 있는 만큼은 되돌리는 쪽을 목표로 삼으세요. 당뇨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한다면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Takeaway

    결국 당뇨는 되돌릴 수 있는 병이니, 지금 검사받고 밥·몸·잠·쉼부터 바꾸라는 게 이 편의 결론입니다.

    • 당뇨병은 인슐린이 부족하거나(1형) 몸이 인슐린에 둔감해져서(2형) 혈당이 계속 높게 유지되는 병입니다. 이 시리즈는 생활습관과 관련 깊은 2형을 다룹니다.
    • 정상 → 전단계 → 당뇨 → 경구약 → 인슐린 → 투석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한 방향이 아닙니다. 생활습관을 되돌리면 전단계에서는 정상으로, 당뇨 초기에는 약 없이 유지되는 관해로도 돌아갈 수 있습니다.
    • 30세 이상 한국 성인의 14.8%가 당뇨병, 41.1%가 전단계입니다 — 합치면 거의 2,000만 명. 치료를 받고 있어도 조절률은 40.5%에 그치고, 합병증은 초기에 무증상으로 진행됩니다.
    • 정제곡물보다 통곡물, 단순당보다 식이섬유 — 1편의 원칙이 혈당지수(GI)로 설명됩니다. 밥과 당뇨 얘기는 다음 시리즈에서 더 깊이 다룹니다.
    • 밥·몸·잠·쉼 네 변화가 전부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하나의 결승점으로 모입니다.
    • 공복혈당·당화혈색소를 정기적으로 재고, 필요하면 CGM으로 패턴까지 확인하세요.

    출처

  • 쉼 — 네 번째 변화

    🎤이 글을 팟캐스트로 들어보세요Beta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에서 잠을 봤습니다. 잠이 몸의 수리 시간이라면, 쉼은 그 수리를 방해하는 경보 장치를 끄는 일입니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아~ 스트레스 받아!’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지금 내 스트레스 레벨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느낌 말고 숫자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측정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글 끝에서는 그 숫자를 재는 방법(HRV, 코르티솔 검사)까지 다룹니다. 먼저 몸이 말하는 진짜 ’스트레스’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봅니다.

    쉼이란 무엇인가

    쉼을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몸의 입장에서 쉼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심장 박동, 소화, 호흡처럼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가는 기능을 관장하는 게 자율신경계인데, 여기에는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두 축이 있습니다.

    교감신경은 위협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몸을 싸우거나 도망칠 준비 상태로 만듭니다. 심박수와 심장 수축력을 올리고, 기도를 넓혀 숨쉬기 쉽게 하고, 근육에 에너지를 몰아주는 대신 소화·배뇨처럼 급하지 않은 기능은 억제합니다.

    부교감신경은 그 반대입니다. 평상시 몸을 관리하는 쪽으로, 심박수와 혈압을 낮추고 소화관을 움직여 음식을 처리하게 하고, 에너지를 저장하고 조직을 회복시킵니다.

    쉼이란 교감신경 우위 상태를 끄고 부교감신경 우위 상태로 넘어가는 능동적인 전환입니다. 스위치를 끄는 것도 일이라는 뜻입니다.

    스트레스 반응, 두 개의 속도

    몸이 위협을 감지하면 두 가지 반응이 순서대로 일어납니다.

    아드레날린은 즉각 반응입니다. 부신 속(수질)에서 나와 교감신경을 바로 자극하고, 심박수와 혈압을 순식간에 끌어올립니다. 맹수를 만났을 때 0.1초 만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반응이 이것입니다.

    코르티솔은 그 뒤를 잇는 반응입니다. 뇌(시상하부)가 위협을 감지하면 뇌하수체를 거쳐 부신 바깥쪽(피질)에 신호를 보내고, 여기서 코르티솔이 나옵니다. 아드레날린보다 느리게 올라오는 대신 몇 시간 단위로 길게 남습니다. 코르티솔은 혈당을 올리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에너지 대사를 끌어올려서 몸이 위협에 대응할 연료를 확보하게 합니다.

    코르티솔은 원래 하루 리듬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코르티솔에 대한 오해입니다. 흔히 코르티솔은 나쁜 호르몬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매일 정해진 리듬을 타는 정상 호르몬입니다.

    이른 아침에 가장 높고, 저녁에는 아침의 20~30% 수준까지, 새벽 3시경엔 아침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최저치까지 떨어집니다. 기상 직후 30~45분 사이에는 이 리듬 위에 또 한 번 급격한 상승이 겹치는데, 이게 우리를 잠에서 완전히 깨워 하루를 시작하게 만드는 정상 반응입니다.

    저녁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코르티솔의 그 빈자리를, 멜라토닌이라는 수면 호르몬이 채웁니다. 코르티솔이 내려가고 멜라토닌이 올라가는 이 교대가 저녁마다 일어나야 몸이 잠들 준비를 합니다. 즉 코르티솔의 문제는 존재 자체가 아니라, 이 리듬이 무너지거나 계속 높은 채로 버티는 것입니다.

    두 호르몬을 하루 위에 겹쳐 놓으면 이 교대가 한눈에 보입니다.

    코르티솔 멜라토닌 높음 중간 낮음 0시 6시 12시 18시 24시 코르티솔 최고치 — 기상 후 약 30~45분(오전 7시 반경) 코르티솔 최고 멜라토닌 최고치 — 한밤중(오전 3시경) 멜라토닌 최고 아침 교대 지점 — 오전 6시경, 코르티솔이 멜라토닌을 앞지릅니다 저녁 교대 지점 — 오후 8시 40분경, 멜라토닌이 코르티솔을 앞지릅니다

    그림. 코르티솔과 멜라토닌의 하루 리듬(모식도). 두 호르몬은 아침 6시경과 저녁 8시 40분경, 하루에 두 번 자리를 주고받습니다.
    표로 보기 (3시간 간격 근사치, 그래프 기준 상대적 수준 %)
    시각 코르티솔 멜라토닌
    0시(자정) 20% 85%
    3시 6% (최저) 100% (최고)
    6시 55% 60%
    9시 83% 6%
    12시(정오) 53% 3%
    15시 40% 3%
    18시 30% 6%
    21시 24% 30%
    24시(자정) 20% 85%

    이 리듬은 스스로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한참 몽롱한 상태가 이어진다면, 코르티솔이 제대로 안 올라와 멜라토닌의 수면 효과가 아직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밤이 깊었는데도 좀처럼 졸리지 않는다면, 코르티솔이 아직 충분히 안 내려갔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둘 다 이 리듬이 어긋나 있다는 뜻이라, 정상화하는 쪽으로 생활습관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만성 스트레스입니다

    따라서 리듬이 무너져 코르티솔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코르티솔이 높으면 혈당이 계속 높게 유지되는데, 이건 코르티솔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동시에 식욕(특히 고탄수화물·단 음식에 대한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이 45~84세 2천여 명을 6년간 추적한 관찰 연구에서, 이 경로가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흔히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을 게 당긴다”라는 표현이 이제 이해가 되실 겁니다.

    3편(비만)에서 다룬 내장지방 축적도 같은 경로입니다. 여기에 더해 혈압을 직접 끌어올려 고혈압·심장마비·뇌졸중 위험까지 높입니다. 즉 쉼이 3편의 표에서 “간접적이지만 기전이 뚜렷하다”고 분류됐던 이유가 바로 이 코르티솔 하나입니다 — 비만·고혈압·당뇨 세 곳 모두에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측정 — 심박변이도(HRV)

    밥은 접시로, 몸은 심박수 존으로, 잠은 시간과 단계로 쟀습니다. 쉼은 심박변이도(HRV, Heart Rate Variability)로 잽니다.

    심박수가 “1분에 몇 번 뛰는가”라면, HRV는 “박동과 박동 사이의 간격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하는가”입니다. 건강한 심장은 기계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뛰지 않습니다. 부교감신경이 잘 작동하고 있으면 이 간격이 활발하게 변하고(HRV 높음), 교감신경이 계속 우위에 있으면 간격이 뻣뻣해집니다(HRV 낮음). 5편에서 다룬 심박수 존이 “얼마나 강하게 움직이는가”를 보는 지표였다면, HRV는 “얼마나 잘 회복하고 있는가”를 보는 지표입니다. 같은 심박 데이터에서 전혀 다른 것을 읽는 셈입니다.

    다만 HRV는 개인이 수동으로 재기는 어렵습니다. 기기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요즘 스마트워치·반지는 대개 일상/수면 중 HRV를 자동으로 재서 보여줍니다. HRV는 사람마다 절대값 차이가 커서 남과 비교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2편에서 다룬 기준선과 같은 원리입니다 — 오늘 숫자 하나가 아니라, 내 평소 값 대비 오늘이 높은지 낮은지를 봐야 의미가 생깁니다.

    HRV 주간 추이 화면 — 평소 범위(33~35ms) 대비 요일별 변화를 보여줍니다
    제가 실제로 착용 중인 기기에서 뽑은 HRV 주간 추이입니다. 평소 범위(33~35ms)를 벗어나지 않는지가 절대값보다 중요합니다.

    HRV가 코르티솔의 결과(부교감신경 활성도)를 간접적으로 재는 방법이라면, 위 그래프에 나온 코르티솔 자체를 타액(침)으로 직접 재는 개인용 키트도 이제 나와 있습니다. 아침·저녁 두 번 타액을 채취해 20분 안에 앱으로 스캔하면 코르티솔 수치와 하루 리듬을 바로 보여주는 기기도 있고, 샘플을 우편으로 보내 며칠 뒤 결과를 받는 방식도 있습니다(실험실 검사 대비 정확도가 높다고 광고하지만, 이는 제조사 자체 발표치입니다). 아직 병원 혈액검사만큼 표준화된 것은 아니지만, 내 코르티솔 리듬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참고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코르티솔 수치와 하루 리듬을 보여주는 개인용 타액 검사 앱 화면
    제가 직접 타액으로 코르티솔을 재본 화면입니다. 목표 범위와 시간대별 추이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실천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다만 근거 수준은 다릅니다.

    박스 호흡. 요가 호흡법(프라나야마)에서 유래해, 전직 미 해군 특수부대(SEAL) 지휘관이 고압 상황 대응 훈련에 도입하며 널리 알려진 호흡법입니다. 4초 내쉬고, 4초 멈추고, 4초 들이쉬고, 4초 다시 멈추는 동작을 최대 5분간 반복합니다. 천천히 코로 쉬는 호흡이 미주신경을 자극해 부교감 신경계를 끌어올립니다.

    자연 노출. 제주 삼다수 숲에서 진행된 국내 연구에서, 2시간 산림욕 전후로 타액 코르티솔을 측정했더니 산림욕을 한 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가 나타났습니다(대조군은 변화 없음). 숲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근처 공원을 걷는 것만으로도 방향은 같습니다. 숲까지 갈 여유가 없다면 식후 걷기(5편)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다만 이건 산림욕만큼 직접 검증된 얘기는 아니고, 걷기가 전반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낮춘다는 더 일반적인 근거에 기댄 추정입니다.

    미주신경 자극기(VNS). 미주신경은 뇌와 심장·폐·소화기관을 잇는 부교감신경의 핵심 통로입니다. 위에서 본 박스 호흡이 이 신경을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이라면, 최근에는 귀에 클립처럼 걸어 이 신경을 직접 전기 자극하는 비침습 기기(taVNS)도 나와 있습니다. 편두통·우울증 같은 질환에는 의료기기로 쓰이지만(분당서울대병원 등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비침습적 신경자극술로 활용), ’스트레스 완화’를 내세우는 소비자용 기기도 이미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치는 자율신경계, 스트레스 호르몬, 하루 주기 리듬, 만성 스트레스의 위험성까지 살펴봤고, 이를 어떻게 측정하는지도 알아봤습니다. 천천히 내 스트레스 레벨과 주기를 기록해 보세요. 스트레스는 흔히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만, 원인과 내용을 알 수 있다면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Takeaway

    • 쉼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경보 시스템(교감신경)을 끄고 회복 모드(부교감신경)로 넘어가는 일입니다.
    • 아드레날린은 즉각, 코르티솔은 뒤이어 길게 남는 반응입니다. 코르티솔 자체는 정상 호르몬이고, 문제는 하루 리듬이 무너지거나 계속 높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 만성적으로 높은 코르티솔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식욕을 자극해 당뇨 위험을, 혈압을 직접 올려 고혈압 위험을, 내장지방 축적을 통해 비만 위험을 높입니다.
    • 쉼은 심박변이도(HRV)로 잽니다 — 절대값이 아니라 내 평소 값 대비 오늘의 변화를 봅니다.
    • 오늘 시작할 것: 박스 호흡(4-4-4-4초, 최대 5분) 또는 근처 공원 걷기.

    출처

  • 잠 — 세 번째 변화

    🎤이 글을 팟캐스트로 들어보세요Beta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에서 몸을 봤습니다. 이번엔 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잠에 별문제가 없는 분이라면 이번 편은 건너뛰어도 됩니다. 다만 제 경험상 잠은 건강을 지키는 파트 중 가장 중요한 축입니다. 주변에서 수면 부족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앞으로도 잠과 관련된 제 경험과 과학적 사실을 종합해 계속 다룰 예정입니다.

    잠은 수리(Repair)입니다

    잠을 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휴식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꿈나라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학계에서는 대체로 잠을 수리(Repair)로 봅니다. 다시 말해 잠을 잔다는 것은 우리 몸의 여러 부분이 고쳐지는 시간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디가 어떻게 고쳐지는지 먼저 훑어보겠습니다.

    • 근육·뼈 — 성장호르몬이 분비돼 조직을 복구합니다.
    • 피부 — 멜라토닌이 낮 동안 쌓인 활성산소를 정리하고,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아지면서 콜라겐 분해가 억제됩니다.
    • 면역계 — 감염과 싸우는 신호 물질(사이토카인)이 늘고, T세포·NK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더 활발해집니다.
    • 심혈관계 — 혈압이 낮보다 10~20% 떨어집니다. 이 하강 폭이 정상보다 작은 사람은 심혈관 사망 위험이 2.56배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 뇌·마음 — 기억이 정리되고 감정이 가라앉습니다.

    다섯 곳 다 잠들어 있는 동안 벌어지는 일이라, 눈을 뜨면 결과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적의 수면시간

    일반 성인의 경우 7~8시간을 최적의 수면시간으로 봅니다. 그보다 적거나 많은 경우도 좋지 않습니다.

    잠을 몰아 자는 것이 부족한 수면을 채우는 효과는 있지만, 한 번의 장시간 수면이 원래 목적인 수리를 제대로 해주지는 못합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 절 끝에서 설명합니다 — 수리는 시간이 아니라 단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수면은 몇 개의 단계로 진행됩니다

    몸은 밤새 90분 정도의 주기를 4~5차례 반복합니다. 한 주기 안에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렘(REM)수면이 순서대로 지나갑니다.

    얕은 수면(논렘 1~2단계)은 전체 수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호흡이 완만해지고 심박수가 내려가며 체온도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깊은 수면으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깊은 수면(논렘 3단계, 서파수면)은 몸을 고치는 시간입니다. 심박수와 호흡수가 하룻밤 중 가장 낮아지고 근육은 완전히 이완됩니다.

    이 단계에서 성장호르몬이 파도처럼 분비됩니다. 시상하부의 신경세포 중 분비를 촉진하는 쪽(GHRH)과 억제하는 쪽(SST)이 있는데, 깊은 수면 동안은 촉진 쪽으로 기웁니다. 이렇게 나온 성장호르몬이 뼈와 근육 조직의 성장을 돕고, 지방세포를 분해해 에너지로 쓰이게 하고, 면역세포 기능도 끌어올립니다.

    앞서 본 다섯 곳 중 근육·뼈가 고쳐지는 장면이 바로 이것입니다. 첫 문단에서 말한 “수리”의 실체가 이 단계에 있다고 보는 쪽이 맞을 것입니다.

    렘수면은 마음을 고치는 시간입니다. 뇌 활동은 깨어 있을 때만큼 활발해지고 꿈을 꾸는데, 꿈속 행동이 실제로 몸을 움직이지 않도록 근육은 일시적으로 마비됩니다. 이 단계에서 기억이 정리되고 감정이 가라앉습니다.

    앞서 미뤄둔 질문 — 몰아 자기가 왜 수리를 다 채우지 못하는가 — 에 대한 답이 여기 있습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깊은 수면과 렘수면, 이 둘의 비중이 바뀝니다. 잠든 직후 몇 주기는 깊은 수면 비중이 높고, 새벽에 가까워질수록 렘수면 비중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총 수면시간이 짧으면 깊은 수면과 렘수면 둘 다가 아니라, 뒤쪽에 몰려 있는 렘수면부터 잘려 나갑니다. 몰아 자기가 수리를 온전히 대신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수면의 질은 시간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시간을 다 채워도 다음 세 가지가 어긋나면 수리가 덜 됩니다.

    규칙성. 매일 같은 시각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기상 시각을 고정하는 쪽이 취침 시각을 맞추는 것보다 더 효과가 큽니다. 호주 플린더스대 수면건강연구소(한나 스콧 박사팀) 연구에 따르면, 총 수면시간이 불규칙하면 고혈압 위험이 최대 9~15% 높아지고, 잠드는 시각이 하루하루 31분만 달라져도 고혈압 위험이 최대 29%까지 올라갑니다. 둘 다 “얼마나 잤나”가 아니라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잤나”를 본 수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잠의 양보다 일관성이 깨지는 쪽이 심혈관계에 더 타격을 줍니다.

    체온. 잠들 때는 몸의 중심 체온이 자연히 내려가야 합니다. 침실을 18도 안팎으로 서늘하게,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면 이 하강을 돕습니다. 너무 덥거나 추우면 잠이 자주 끊기고 렘수면이 줄어듭니다.

    호흡. 자는 동안 숨이 고르지 않으면 — 코골이가 심하거나 숨이 잠깐씩 멎었다 이어지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 시간을 다 채워도 깊은 수면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얕은 수면 언저리에서 계속 깨어납니다. 지난 비만 편에서 다룬 병 중 하나가 이 수면무호흡증이었습니다. 내장지방이 기도 주변에 쌓여 기도를 좁히기 때문인데, 잠과 비만이 서로의 원인이자 결과로 맞물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수면은 좋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나이와 무관한 수면의 원리를 봤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대개 40대·50대일 가능성이 높으니, 그 나이대의 현실이 원리에 얼마나 못 미치는지 통계로 확인해보겠습니다. 통계청 「2024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40대는 하루 평균 7시간 52분, 50대는 7시간 40분을 잡니다. 둘 다 5년 전보다 줄었습니다.

    시간을 채워도 다가 아닙니다. 같은 조사에서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고 답한 비율이 40대 8.2%, 50대 11.1%, 60세 이상은 19.6% — 다섯 명 중 한 명꼴입니다. 게다가 앞서 봤듯이 시간이 7시간을 넘겨도 규칙성·체온·호흡 중 하나만 어긋나면 수리는 덜 됩니다. 숫자만 채웠다고 안심할 일이 아닙니다.

    좋은 수면을 위한 방법

    사실 우리는 그 답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1.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정합니다. 특히 깨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고정하는 쪽이 잠드는 시간을 맞추는 것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앞서 본 대로, 기상 시각이 들쭉날쭉하면 총 수면시간이 비슷해도 몸에는 다르게 남습니다.

    2. 오후 2시 이후엔 커피 같은 각성 물질을 절제합니다. 카페인의 반감기는 보통 5~6시간입니다. 오후 2시에 마신 커피도 밤 8시까지 절반 가까이 몸에 남아 있는 셈이라, 늦게 마실수록 잠드는 데 방해가 됩니다.

    3. 저녁을 일찍 먹습니다. 늦은 저녁이나 회식은 가능하면 피하거나 최소한만 먹습니다.

    4. 잠들기 2시간 전(밤 8시 이후)에는 화면(TV·컴퓨터·스마트폰)을 멀리합니다. 꼭 봐야 할 일이 있다면 레드 렌즈 안경을 씁니다. 블루라이트를 막아 멜라토닌(수면 호르몬) 분비가 덜 억제되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화면을 완전히 끊기 어려운 늦은 시간에, 안경 하나로 심신을 조금 더 차분하게 가라앉혀 수면으로 넘어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레드 렌즈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넷이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귀찮고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보다 며칠간 숙면을 취한 아침의 기분 좋은 느낌은, 그 자체로 충분한 보상을 넘어 세상을 대하는 자세마저 바꿀 만큼 강력합니다. 다행히 우리는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드는 순간을 기다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얘기한 것은 어디까지나 기본이 되는 베이스입니다. 이 루틴부터 만들고 나면 그다음부터 훨씬 강력한 처방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루틴이 없는 상태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걸, 저도 수십 년간 불면증을 겪으며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방법을 다 써봤지만 불면증 자체를 고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수면의 과학을 알고 나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야, 지금은 원하는 질의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 편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우선은 위 네 가지로 기본 베이스 루틴을 잡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Takeaway

    • 잠은 휴식이 아니라 수리(Repair)입니다. 최적 수면시간은 7~8시간이고, 몰아 자기는 이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 밤새 90분 주기로 얕은 수면·깊은 수면·렘수면이 반복됩니다. 깊은 수면은 몸을, 렘수면은 마음(기억·정서)을 고칩니다.
    • 수면의 질은 시간뿐 아니라 규칙성(특히 기상 시각), 체온(침실 18도 안팎), 호흡(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정해집니다.
    • 40대는 평균 7시간 52분, 50대는 7시간 40분을 잡니다. 5년 전보다 줄었고, “잠들기 어려웠다”는 응답도 40대 8.2%·50대 11.1%·60세 이상 19.6%로 나이 들수록 늘어납니다. 시간을 채워도 질이 나쁘면 수리는 덜 됩니다.
    • 오늘 시작할 것: 기상 시각 고정하기, 오후 2시 이후 카페인 끊기, 저녁 일찍 먹기, 취침 2시간 전 화면 끄기.

    출처

  • 몸 — 두 번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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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들에서 밥을 봤습니다. 이번엔 몸입니다.

    왜 운동이 아니라 움직임일까

    몸 이야기를 하면서 “운동”이라고 안 쓴 이유가 있습니다. 답은 블루존 (Blue Zone)이라는 연구 프로젝트에 있습니다.

    블루존은 100세 넘게 사는 사람이 유독 많은 몇몇 지역(오키나와, 사르데냐, 니코야 등)을 조사해 공통된 생활 습관 아홉 가지(“Power 9”)를 뽑아낸 결과물입니다. 그중 첫 번째가 “자연스럽게 움직이기(Move Naturally)” 입니다. 이 지역 장수자들은 헬스장에 가거나 마라톤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마당을 가꾸고, 걸어서 이동하고, 계단을 씁니다. 움직임이 일상에 그냥 박혀 있는 겁니다.

    이 관찰이 완벽히 증명된 건 아닙니다. 지역과 장수 사이의 인과관계를 두고는 학계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 “운동을 찾아서 하는 사람”과 “그냥 몸을 계속 쓰는 사람”은 다른 얘기입니다.

    계획보다 원칙

    “내일부터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할 거야”라고 마음먹으면 대개 며칠을 못 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보다는 몇 가지 원칙을 이해하고 일상에 끼워 넣는 쪽이 오래갑니다. 오늘은 그 원칙 넷만 가볍게 짚겠습니다.

    하나. 가동범위를 넓히자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스트레칭으로 한 번 열어주는 겁니다. 나이가 들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 (가동범위)가 조금씩 줄어듭니다. 근육량도 50세를 넘기면 해마다 1~2%씩 줄어듭니다.

    가동범위가 줄면 걷고 계단 오르는 일상 동작부터 버거워지고, 균형을 잃고 넘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이건 한 번 시작되면 스스로를 더 안 움직이게 만드는 쪽으로 굴러갑니다 — 덜 움직이니 범위가 더 줄고, 범위가 줄어드니 더 안 움직이게 되는 식입니다. 아침 스트레칭은 이 흐름을 끊는 가장 쉬운 지점입니다.

    가장 쉬운 시작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앱스토어에서 “스트레칭”을 검색해 평이 괜찮은 앱 하나를 받아 본인 몸 상태에 맞는 루틴을 따라 하거나, 유튜브에서 “아침 스트레칭 5분” 같은 검색어로 마음에 드는 영상을 찾아 따라 하면 됩니다. 둘 다 아침 5분이면 충분합니다.

    둘. 식후 15분 이상 걷기

    이건 비만과, 비만에서 비롯되는 당뇨에 특효약에 가깝습니다.

    식사 후에는 먹은 음식이 혈당으로 바뀌어 올라갑니다. 이때 몸을 움직이면 근육이 그 혈당을 가져다 씁니다(식후 혈당의 70~80%가 근육으로 소비됩니다). 2013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연구에서는 당뇨병 전 단계 성인들에게 매 식사 후 15분씩 걷게 했더니, 하루 한 번 45분을 몰아 걷는 것보다 식후 혈당 조절 효과가 더 좋았습니다. 2016년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셋. 스쿼트

    앉아서 일하는 환경(sedentary)의 사무직 근로자에게 특히 필요합니다. 스쿼트는 허벅지처럼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을 씁니다. 큰 근육을 움직이면 혈당을 가져다 쓰는 소비처가 늘어나는 셈이라, 오래 앉아 있어 정체된 대사를 짧게라도 깨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 바이오해킹 컨퍼런스(건강 데이터를 직접 재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여러 연구자의 발표를 듣고 실제로 실천해 보니, 스쿼트는 혼자 따로 노는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계단을 오르거나 걷고 난 뒤에 스쿼트를 몇 개 더하면 나머지 활동의 효과가 붙습니다.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됩니다. 정맥의 피를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 힘은 대부분 종아리·허벅지 근육이 수축하면서 만드는 펌프 작용에서 나옵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이 펌프가 멈추는 셈인데, 스쿼트로 큰 근육을 짧게라도 수축시키면 이 펌프가 다시 돌아갑니다.

    넷. 언덕

    언덕을 만나면 반가워하세요. 여러분의 수명과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2024년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이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 9건을 모아 분석한 결과, 매일 계단을 오르는 사람은 조기 사망 위험이 24%,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9% 낮았습니다(관찰연구 기반 상대위험 감소로, 계단이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수치는 아닙니다). 연구팀이 제시한 목표는 하루 6층(약 60계단)입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평지 대신 언덕길 — 짧고 가파른 오르막 하나가 매일 쌓이면 그 자체로 효과가 있습니다.

    언덕(오르막)이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심박수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속도로 걸어도 평지와 오르막은 심박수가 확연히 다르게 뜁니다. 그래서 강도를 이야기할 때 언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강도를 알아보기 — 심박수 존(Zone)

    넷을 실천하다 보면 “그래서 얼마나 힘을 줘야 하나”가 궁금해집니다. 심박수 존은 새로운 운동 종목이 아니라, 앞서 본 걷기·계단 같은 일상 움직임에 강도라는 눈금을 붙이는 도구일 뿐입니다. 최대심박수 대비 몇 %로 뛰고 있는지에 따라 1부터 5까지로 나눕니다.

    강도(심박수 예비율 기준) 성격
    1 50–60% 회복, 가벼운 활동
    2 60–70% 대화 가능한 유산소. 지방을 주 연료로 씀
    3 70–80% 유산소 강화
    4 80–90% 숨이 차는 무산소 문턱
    5 90–100% 전력 질주 수준

    여기서부터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장수 연구자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배분은 이렇습니다 — 존2를 일주일에 3~4시간(4회로 나눠서), 존5를 일주일에 1~2회 짧게(각 회당 몇 분의 전력 인터벌). 존2가 기초 체력이라면 존5는 거기에 얹는 스파이크 같은 겁니다.

    앞서 본 넷 중 걷기와 언덕(계단)을 이 존에 그대로 대입하면 오늘부터 시작할 만한 크기가 나옵니다.

    • 걷기(존1~2 수준): 매일 15분씩 하루 2~3회. 식후에 걸으면 위에서 본 혈당 효과까지 같이 챙깁니다.
    • 언덕·계단(존3~4까지 올라가는 구간): 일주일에 2~3회, 한 번에 15~20분을 목표로 천천히 시작하세요.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가 목표로 제시한 하루 6층은 그다음 단계입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 이상이 산으로 이뤄진 지형이라, 집 주변에서 언덕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뉴욕은 언덕이 많지 않아서 저는 주로 계단을 이용합니다. 언덕이든 계단이든 원리는 같습니다.

    다만 등산은 다릅니다. 충분한 체력과 근육이 갖춰지기 전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얕은 언덕이나 낮은 계단부터 시작하세요. 그걸로 충분합니다.

    아래 계산기에 넣을 안정시 심박수를 재는 법도 쉽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손목이나 목의 맥박을 15초 동안 세고 4를 곱하면 됩니다. 스마트워치가 있으면 자동으로 매일 재줍니다.



    Takeaway

    • “운동”보다 “움직임” — 헬스장 시간이 아니라 일상에 박혀 있는 활동이 핵심입니다.
    • 완벽한 계획보다 원칙 넷: 가동범위(아침 스트레칭), 식후 15분 걷기, 스쿼트, 언덕(계단). 이 넷부터 자리 잡으면, 심박수 존은 그 위에 강도를 붙이는 다음 단계일 뿐입니다.
    • 심박수 존으로 강도를 확인하고, 걷기는 존1~2, 언덕·계단은 존3~4를 목표로 삼으면 됩니다.
    • 오늘 할 일 하나만 고르라면: 식후 15분 걷기부터 시작하세요. 넷 중 가장 쉽고, 효과가 가장 빨리 체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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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 첫 번째 변화

    🎤이 글을 팟캐스트로 들어보세요Beta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에서 비만에 가장 직접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가 밥과 몸이라고 했습니다. 그중 밥부터 보겠습니다. 체중을 결정하는 건 결국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이니 밥이 첫 변화가 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밥은 음식입니다

    밥은 우리가 먹는 음식입니다. 매일 세 번씩 먹기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게다가 음식은 오랜 기간 형성된 식습관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식습관에 의도적으로 개입해 보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선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부터 기본적으로 이해해 봅시다.

    한 가지 앞으로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음식은 정답지가 없습니다. 나에게 맞춰, 조금씩 개선해 가며, 조금 더 나은 식단을 꾸리는 과정이라는 사실입니다.

    영양소, 두 가지로 나눠보기

    음식에 든 영양소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양이 많이 필요한 다량영양소(매크로, macronutrient)와 양은 적어도 되지만 없으면 안 되는 미량영양소(마이크로, micronutrient)입니다.

    세부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 그림부터 보겠습니다.

    영양소
    │
    ├─ 다량영양소 (매크로) — 에너지를 만들고 몸을 구성함
    │    ├─ 탄수화물 — 가장 빠른 에너지원
    │    ├─ 단백질   — 조직을 만들고 고침
    │    └─ 지방     — 가장 오래 쓰이는 에너지원
    │
    └─ 미량영양소 (마이크로) — 대사가 돌아가도록 돕는 조력자
         ├─ 비타민
         │    ├─ 지용성 (A·D·E·K)
         │    └─ 수용성 (B군·C)
         └─ 무기질(미네랄)
              ├─ 많이 필요: 칼슘·인·칼륨·나트륨·마그네슘
              └─ 적게 필요: 철·아연·요오드 등
    구분 종류 하는 일
    다량영양소 (매크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에너지를 만들고 몸을 구성함
    미량영양소 (마이크로) 비타민, 무기질(미네랄) 대사가 돌아가도록 돕는 조력자

    다량영양소가 하는 일

    탄수화물은 가장 빨리 쓸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단순당(설탕처럼 분자가 작은 것)은 빨리 흡수되고, 복합 탄수화물(현미·통밀처럼 분자가 큰 것)은 천천히 흡수됩니다. 남는 것은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저장해 둡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여러 개 연결된 물질입니다. 에너지로도 쓰이지만 더 중요한 역할은 몸을 이루는 조직을 만들고 고치는 것입니다. 호르몬과 효소도 단백질로 만들어집니다.

    지방은 가장 천천히 쓰이는 대신 같은 무게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냅니다.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가 되고, 비타민 A·D·E·K(지용성 비타민)는 지방이 있어야 몸에 흡수됩니다.

    대략적인 하루 비율은 탄수화물 50–55%, 단백질 10–15%, 지방 20–35%(이 중 포화지방은 10% 미만) 정도로 봅니다. 정확한 숫자보다 세 가지가 다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위의 셋 중에 어디에 포함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음식 이름으로 검색해 보세요. 100g당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 함량이 다 나옵니다.

    미량영양소가 하는 일

    비타민은 지용성(A·D·E·K — 지방과 함께 흡수)과 수용성(B군·C — 물에 녹고 남으면 소변으로 빠져나감)으로 나뉩니다. 무기질(미네랄)은 몸에 비교적 많이 필요한 것(칼슘, 인, 칼륨, 나트륨, 마그네슘)과 아주 적게 필요한 것(철, 아연, 요오드 등)으로 나뉩니다.

    양은 적지만 대사(음식을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 전체)가 돌아가려면 이 조력자들이 있어야 합니다. 다량영양소만 채우고 미량영양소가 부족하면 엔진은 있는데 점화 장치가 없는 셈입니다.

    미량영양소는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지금은 비타민이 지용성과 수용성으로 나뉘고, 그 밖에 무기질이 있다는 정도만 이해해도 됩니다.

    접시로 재보기 — Healthy Eating Plate

    한 끼 건강식 — 하버드 보건대학원 Healthy Eating Plate 한국어판
    출처: 한 끼 건강식 — The Nutrition Source,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지금까지가 재료였다면, 이제 어떻게 담을지가 남았습니다. 하버드 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이 만든 Healthy Eating Plate를 씁니다. 가장 직관적이기 때문에 편리할 뿐더러 오늘부터 즉시 측정 가능한 방법이라 추천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절반·4분의 1 같은 비율은 앞서 본 탄수화물 50~55% 같은 칼로리 비율과는 다른 척도입니다. 접시는 눈으로 보는 면적 비율이고, 칼로리 비율은 그램 수를 계산한 결과라서 서로 바꿔 쓸 수 없습니다. 매 끼니 계산기를 두드릴 순 없으니, 일상에서는 이 접시 비율만 눈대중으로 맞춰도 충분합니다.

    • 접시의 절반: 채소와 과일 (감자·감자튀김은 제외)
    • 4분의 1: 통곡물 (현미, 통밀빵 등 — 흰쌀·흰빵 같은 정제곡물은 줄임)
    • 4분의 1: 단백질 (생선, 가금류, 콩류, 견과류 — 붉은 고기·가공육은 줄임)
    • 소량의 건강한 기름 (올리브유 등)
    • 물, 차, 무가당 커피 위주로 마시기

    미국 정부의 마이플레이트(MyPlate)와 각도가 다릅니다. 하버드 쪽은 탄수화물의 질(정제곡물인지 통곡물인지)을 더 따지고, 건강한 지방은 따로 제한하지 않습니다.

    이 접시가 이 글에서 하는 역할은 식단표가 아니라 측정 도구입니다. 접시를 나누는 순간, 오늘 먹은 것이 어느 쪽으로 치우쳤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천 — 그릇을 준비하고 사진으로 남기기

    방법은 간단합니다.

    1. 평소 쓰는 그릇 하나를 정합니다.
    2. 위 비율대로 나눈다고 생각하고 음식을 담습니다. 자로 잴 필요는 없습니다. 눈대중으로 절반·4분의 1·4분의 1이면 충분합니다.
    3. 먹기 전에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사진 한 장이 오늘의 기록입니다. 지난 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날짜가 같이 남아야 나중에 비교가 됩니다. 매 끼니가 아니어도 됩니다. 하루 한 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브로콜리, 토마토, 아보카도, 구운 연어를 담은 그릇
    실제로 최근에 먹은 저녁입니다. 브로콜리·토마토(채소, 절반), 아보카도(건강한 지방), 구운 연어(단백질)를 한 그릇에 담았습니다.

    처음에는 접시를 나누는 선을 눈으로 그어가며 담았습니다. 한동안 이렇게 하다 보니 이제는 자를 대거나 계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릇에 채소를 절반쯤 깔고, 그 위에 단백질과 지방을 얹으면 대략 맞습니다. 눈대중이 손에 붙은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식으로 먹게 됩니다. 정제곡물(흰쌀·흰빵)은 안 보이고, 채소가 그릇의 절반을 채우고,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이 나머지를 채웁니다. 규칙을 지키려고 애쓴 게 아니라, 그릇을 채우다 보니 이 모양이 됐습니다.

    양은 지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평소 식사량이면 됩니다. 그보다는 비율을 맞추는데 집중해보세요.

    오늘부터 바로 시작해보세요.

    Takeaway

    • 영양소는 다량(탄수화물·단백질·지방)과 미량(비타민·미네랄)으로 나뉩니다.
    • 다량은 에너지와 몸의 재료, 미량은 대사를 돌리는 조력자입니다.
    • 접시를 절반(채소·과일) : 4분의 1(통곡물) : 4분의 1(단백질)로 나눠 담으면 그 자체가 측정 도구가 됩니다.
    • 그릇 하나 정하고, 담고, 사진 한 장 —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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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 — 첫 번째 대상

    🎤이 글을 팟캐스트로 들어보세요Beta

    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비만부터 시작합니다.

    비만이라고 하면 뚱뚱한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정확히 보면
    체중이 아니라 체지방이 문제입니다. 몸무게가 같아도
    근육이 많은 사람과 지방이 많은 사람은 건강 상태가 다릅니다. 체지방이란
    몸에 저장된 지방의 양이고, 이게 필요 이상으로 쌓인 상태가
    비만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경 써야 할 건 복부의
    내장지방
    입니다. 배 안쪽, 장기 사이사이에 쌓이는 지방인데,
    뒤에서 보시겠지만 이 지방이 하는 일이 따로 있습니다.

    원인은 단순합니다. 밥(들어오는 에너지)이 몸(움직여서 쓰는 에너지)보다
    많은 날이 쌓이면 비만이 됩니다. 여기에 잠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가 많거나
    유전적으로 취약하면 같은 양을 먹어도 더 쉽게 쌓입니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겹칩니다.

    나이가 들면서 뱃살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뱃살만 늘고, 활력은 떨어지는데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비만은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지표입니다. 측정도 간편하고, 몸 전체 상태를
    한 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무엇으로 잴까 — 줄자와 체중계

    측정에는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줄자(키와 허리둘레를
    잽니다)와 체중계(체중을 잽니다). 둘 다 오늘 집에 없어도
    살 수 있고, 부담되는 가격도 아닙니다.

    이 둘로 체질량지수(BMI)를 계산합니다.

    BMI = 체중(kg) ÷ 신장(m) ÷ 신장(m)

    분류 BMI
    저체중 18.5 미만
    정상 18.5–22.9
    비만 전 단계 23–24.9
    1단계 비만 25–29.9
    2단계 비만 30–34.9
    3단계 비만 35 이상

    측정하셨으면 기록해 두세요. 날짜를 반드시 같이 적어야
    합니다.
    오늘의 숫자 하나는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
    에서 말씀드린 대로, 다음 값과 비교할 수 있어야 기준선이
    됩니다.

    비만이 만드는 병 — 하나의
    기전

    내장지방은 그냥 쌓여 있는 살이 아닙니다. 호르몬을 내보내는 장기처럼
    움직입니다.

    지방세포는 렙틴이라는 물질(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원래
    역할은 뇌에 “에너지가 충분하니 그만 먹어도 된다”고 알리는 겁니다. 그런데
    내장지방이 늘어난 사람은 이 물질의 혈중 농도가 오히려 높은데도 뇌가
    신호를 못 알아듣는 상태가 됩니다. 이걸 렙틴 저항성이라고 부릅니다.
    음량을 아무리 높여도 대화가 안 들리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몸이 말을
    하는데 못 알아듣는다는 점에서, 지난 편에서 다룬 이야기와 결이 같습니다.
    다만 이번엔 서랍 속 결과지가 아니라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여기에 더해 내장지방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과다하게 내보냅니다. 이 염증이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혈압을 올리고,
    근육과 간이 인슐린에 반응하는 능력을 떨어뜨립니다(인슐린 저항성).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 하면 혈당이 오릅니다.

    이 하나의 사슬 — 렙틴 저항성, 염증, 인슐린 저항성 — 에서 여러 병이
    갈라져 나옵니다.

    질환 비만과의 연결
    고혈압 혈관 염증, 나트륨이 몸에 다시 흡수되는 양 증가
    이상지질혈증 중성지방 상승, 좋은 콜레스테롤(HDL) 저하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 이 시리즈 4대 질환 중 비만과 가장 직접 연결
    지방간 간에 지방이 쌓이고 심하면 염증으로 진행
    심혈관질환 혈관이 좁아지고 굳는 변화(동맥경화) 진행
    수면무호흡증 기도 주변에 지방이 쌓여 기도가 좁아짐
    퇴행성 관절염 관절이 버텨야 하는 무게 증가
    일부 암 만성 염증과 호르몬 변화가 배경으로 지목됨 (인과관계 단정은 아님)

    이 시리즈가 다루는 넷(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 중 셋이 이 표
    위쪽에 있습니다. 비만을 가장 먼저 다루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나머지
    셋을 만드는 공통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허리둘레가 따로 중요한 이유

    체중계와 줄자로 키·체중을 재면 BMI가 나옵니다. 그런데 BMI만으로는
    지방이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같은 BMI라도 지방이 팔다리에 있는 사람과
    배 안쪽(내장지방)에 있는 사람은 위 표의 병들이 생길 위험이 다릅니다.
    바로 위에서 본 것처럼, 병을 만드는 건 지방의 양이 아니라
    내장지방이 내보내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허리둘레를 따로 잽니다. 대한비만학회 기준으로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입니다. BMI가 정상이어도 허리둘레가
    이 기준을 넘으면 안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기준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키가 아주 크거나 작은 사람에게는
    절대 수치 하나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허리둘레를 키로
    나눈 값
    (WHtR, Waist-to-Height Ratio)을 함께 봅니다. 계산은
    간단하고 기준은 하나입니다. 0.5 미만이면 정상, 즉
    허리둘레가 키의 절반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두 기준 중 무엇을 우선할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90/85cm든 WHtR 0.5든, 둘 중 하나라도 넘으면 주의
    신호로 보면 됩니다.

    다섯 가지 변화 중
    무엇이 비만을 움직이나

    밥, 잠, 몸, 쉼, 곁 — 다섯 다 무관하지 않지만 근거의 힘은
    다릅니다.

    밥과 몸이 가장 직접적입니다. 들어오는 에너지(밥)와
    나가는 에너지(몸)의 차이가 비만의 정의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잠과 쉼은 간접적이지만 기전이 뚜렷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렙틴)은 줄고 식욕을 끌어올리는
    호르몬(그렐린)은 늘어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오는 호르몬(코르티솔)은
    내장지방이 쌓이는 걸 촉진합니다. 둘 다 위에서 본 렙틴 저항성과
    맞물립니다.

    곁은 가장 간접적입니다. 정서적으로 먹는 습관이나
    주변 관계가 체중 관리를 오래 지속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보고는 있지만,
    앞의 넷만큼 기전이 분명히 밝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 똑같이 중요하다고 뭉뚱그리지 않겠습니다. 시작은 밥과 몸에서 하고,
    잠과 쉼을 다음으로, 곁은 그다음으로 보는 게 근거에 맞는 순서입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갈 때 몇 가지 표현을 배워 갑니다. 몸의
    언어도 비슷합니다. 오늘 나온 용어들이 낯설어도, 하나씩 익히다 보면
    어느새 몸이 하는 말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Takeaway

    오늘 내용에서 꼭 기억할 것만 남깁니다.

    • 비만은 체중이 아니라 체지방, 그중에서도 내장지방
      문제입니다.
    • 오늘 줄자와 체중계로 BMI와 허리둘레를 재고,
      날짜와 함께 기록하세요.
    • 복부비만 기준은 남성 90cm, 여성 85cm입니다. 키를 반영하려면
      허리둘레÷키(WHtR)가 0.5 미만인지도 함께 봅니다.
    • 내장지방이 신호를 잘못 보내는 상태(렙틴 저항성)에서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이 이어지고, 여기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가
      갈라져 나옵니다.
    • 다섯 가지 변화 중 비만에는 밥과 몸이 가장
      직접적
      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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