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 측정과 피드백(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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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목소리로 만든 5분 요약본입니다 · 본문 전체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편에서 베이스라인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식단을 고르고, 용량을 정하는 세 단계를 다뤘습니다. 이번엔 그 세 단계를 실제로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 사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얼마나 재고 있나

저는 혈액검사뿐 아니라 여러 의료 서비스와 기기를 통해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많은 바이오마커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 바이오마커(biomarker)란? 몸 상태를 객관적인 숫자로 알려주는 측정 가능한 지표를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앞선 편들에서 본 공복혈당·당화혈색소·LDL·혈압도 전부 바이오마커의 예입니다. 여기에 더해 웨어러블 기기는 수면의 질이나 회복도처럼, 병원 검사로는 잘 안 보이던 지표까지 매일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처음 잰 숫자들 (Before)

식단을 바꾸기 전, 제가 처음 확인한 숫자는 이랬습니다. 앞선 실행편에서 정한 기준표에 맞는 항목은 그 기준대로 색을 매겼고, 웨어러블 기기 고유 지표(대사 연소 비율·중심혈압·HRV·수면·회복· Strain·운동량·집중력)는 병원 기준이 따로 없어 숫자만 그대로 적었습니다.

대사 & 체중

항목 초기값
체중 104kg
하루 칼로리 소모 약 3,000kcal
지방/탄수화물 연소 비율 지방 15% · 탄수화물 85%
공복혈당 135mg/dL 🔴
당화혈색소 6.3% 🟡

심혈관 건강

항목 초기값
총콜레스테롤 200mg/dL 🟡
LDL 86mg/dL 🟢
중성지방 296mg/dL 🔴
혈압 140/90mmHg 🔴
중심혈압 130mmHg
HRV(심박변이도) 13ms

수면 & 회복

항목 초기값
수면 질 34%
회복도 30%
Strain(신체 부하 지수) 4.1
운동량 29%
집중력 68%

영양소 상태 — 칼슘·마그네슘·비타민 C/D·아연·나트륨·단백질·pH· 케톤 등 여러 항목이 최적 범위에 들지 못했습니다.

📌 낯선 지표 셋만 짚고 가겠습니다. 중심혈압은 팔이 아니라 대동맥 입구에서 직접 잰 혈압으로, 심장이 실제로 감당하는 부담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RV(심박변이도)는 심장이 뛰는 간격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하는지를 보는 지표로, 높을수록 회복력이 좋다는 신호로 흔히 쓰입니다. Strain은 하루 동안 몸에 가해진 부하를 종합한 웨어러블 기기 고유 점수입니다.

실행편의 기준표와 맞춰보니 공복혈당·중성지방·혈압에서 빨간불이, 당화혈색소·총콜레스테롤에서 노란불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여러 지표가 동시에 걸려 있으니 식단 하나를 딱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식단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식약동원 편에서 소개한 여러 식단을 하나씩 뜯어보니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각 식단의 장점만 골라 합쳐도 서로 크게 부딪히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나온 게 여러 번 언급했던 저만의 식단, “Rainbow Colored, Plant-Predominant, but Not Excluding Meats, Flexitarian Diet”입니다.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 기본 조리법은 지중해식입니다. 이걸 바탕(base)으로 삼고 거기에 이런저런 변형을 얹는 식입니다.
  • 채식을 우선합니다. 먹는 순서뿐 아니라 식사 구성 자체에서도 채식이 먼저입니다.
  • 단백질은 닭가슴살과 생선으로 좁혔습니다. 적색육(소고기· 돼지고기 등)은 한 달에 한 번, 손바닥 크기 정도로 제한했습니다. 그 외에는 템페·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얼마든지 먹습니다.
  • 소금과 설탕은 완전히 끊었습니다.
  • 지방은 올리브오일, 산미는 발사믹 식초만 씁니다.
  • 탄수화물은 따로 챙기지 않거나 아주 소량만 먹습니다. 밥은 현미만, 빵·면·떡은 끊었습니다.
  • 용량(Dosage)은 엄격하게 지켰습니다. 외식할 때는 지중해 식당을 찾았습니다 — 그나마 가장 비슷한 식단이니까요. 하루 한 끼 이상은 반드시 이 식단으로 채웠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먹었습니다

말로만 설명하면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어서, 그 8주 동안 실제로 먹었던 식사 몇 장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그릴에 구운 닭가슴살과 데친 그린빈·브로콜리니·당근, 퀴노아·병아리콩 샐러드를 담은 접시

그릴 닭가슴살 + 데친 채소 + 퀴노아·병아리콩 샐러드

토마토, 생선살, 블루베리, 콜리플라워, 아보카도, 적양파를 색깔별로 담은 무지개색 샐러드

토마토·생선·블루베리·콜리플라워·아보카도로 채운 무지개색 접시

구운 두부 큐브를 올린 케일·라디치오 샐러드, 페타치즈와 말린 크랜베리, 호두를 곁들임

구운 두부 큐브 + 케일 샐러드 + 페타치즈·말린 크랜베리·호두

병아리콩, 오이, 방울토마토, 블랙올리브, 아보카도, 페타치즈를 넣은 그릭 스타일 샐러드

병아리콩 그릭 샐러드 — 오이·방울토마토·올리브·아보카도·페타치즈

단호박이나 렌틸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노란 퓌레 수프에 씨앗류와 새싹채소를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뿌린 모습

채소 퓌레 수프 + 씨앗류·새싹채소 토핑 + 올리브오일

데친 브로콜리와 반숙 달걀, 허브를 곁들인 생선살을 담은 접시

데친 브로콜리 + 반숙 달걀 + 허브를 곁들인 생선

식단표를 글로 읽는 것과, 실제 접시가 이렇게 생겼다는 걸 보는 건 느낌이 다릅니다. 채소·단백질·색깔이 매번 조금씩 바뀌지만 원칙은 똑같습니다 — 접시 절반은 채소, 나머지는 단백질과 소량의 건강한 지방입니다.

삼겹살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거의 풀떼기만 먹는 베지테리안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지글거리는 불판 위에서 ‘치익’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삼겹살과 소주, 혀끝에 닿던 한우의 부드러운 식감부터 떠올랐습니다. 솔직히 한두 번은 참을 수 있어도, 이걸 계속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시작하기도 전에 머릿속을 가로막았습니다. 원래도 채소 위주의 밥상을 좋아하지 않았고, 과일도 일부러 찾아 먹는 편은 아니었으니(과일 얘기는 나중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자신이 없는 게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식단을 실제로 꾸며보면서 뜻밖의 사실을 하나 알게 됐습니다. 채식이라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발견은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드시는 육류 종류가 몇 가지나 되시나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여기에 양고기·오리고기 정도를 더하면 끝일 겁니다. 나머지는 부위별 맛 차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말고기·사슴고기· 토끼고기·악어고기 같은 건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가 아닙니다. 그런데 채식 쪽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조합의 수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전통 한상 차림집에 가면 채소로만 만든 반찬이 스무 가지 넘게 나오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채소류· 과일류·견과류를 조합하면 다소 과장을 보태 평생을 돌려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의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게다가 요즘은 여러 나라 요리에 쓰이는 채소를 갖춘 마트도 늘고 있어서, 시도해볼 수 있는 가짓수와 낯선 맛의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8주 후, 다시 쟀습니다 (Before & After)

이렇게 8주(2개월)를 지킨 뒤 다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대사 & 체중

항목 Before After 변화
체중 104kg 89kg ↓15kg (16.8%)
하루 칼로리 소모 약 3,000kcal 약 2,100kcal ↓30%
지방/탄수화물 연소 비율 지방 15% · 탄수화물 85% 지방 75% · 탄수화물 25% 지방연소 5배↑
공복혈당 135mg/dL 🔴 92mg/dL 🟢 ↓32%
당화혈색소 6.3% 🟡 5.6% 🟢 ↓11%

심혈관 건강

항목 Before After 변화
총콜레스테롤 200mg/dL 🟡 124mg/dL 🟢 ↓38%
LDL 86mg/dL 🟢 58mg/dL 🟢 ↓33%
중성지방 296mg/dL 🔴 120mg/dL 🟢 ↓59%
혈압 140/90mmHg 🔴 110/72mmHg 🟢 ↓21%
중심혈압 130mmHg 104mmHg ↓20%
HRV(심박변이도) 13ms 33ms ↑154%

수면 & 회복

항목 Before After 변화
수면 질 34% 98% ↑188%
회복도 30% 81% ↑170%
Strain(신체 부하 지수) 4.1 14.2 ↑246%
운동량 29% 89% ↑207%
집중력 68% 87% ↑28%

영양소 상태 — 칼슘·마그네슘·비타민 C/D·아연·나트륨·단백질·pH· 케톤 등 처음엔 최적 범위에 들지 못했던 항목들이 모두 최적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표로 쭉 나열하면 숫자가 한눈에 안 들어올 수 있습니다. 보다 쉽게 확인하려면 챠트로 보면 더 이해가 빠릅니다.

Before After 정상 기준 혈당 공복혈당 135 92 정상<100 당화혈색소 6.3% 5.6% 정상<5.7% 지질 총콜레스테롤 200 124 정상<200 LDL 86 58 정상<100 중성지방 296 120 정상<150 혈압 혈압(수축기) 140 110 정상<120 혈압(이완기) 90 72 정상<80
그 외 지표 — Before / After (병원 기준의 정상범위 없음) Before After 체중 104kg 89kg 하루 칼로리 소모 3000kcal 2100kcal 중심혈압 130 104 HRV 13ms 33ms 수면 질 34% 98% 회복도 30% 81% Strain 4.1 14.2 운동량 29% 89% 집중력 68% 87%

표에서 🟢🟡🔴가 붙은 임상 지표들은 앞선 실행편의 기준표 그대로 판정한 것입니다. 공복혈당·중성지방·혈압은 🔴에서 🟢로, 당화혈색소· 총콜레스테롤은 🟡에서 🟢로 구간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첫 번째 차트(혈당·지질·혈압)에는 주황 점선으로 정상 기준선을 같이 그어뒀습니다. 회색(Before)·초록(After) 막대가 그 점선을 넘었는지, 넘었다면 얼마나 넘었는지까지 한눈에 보입니다 — 그냥 막대가 짧아졌다는 것과, 그 막대가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다른 얘기니까요. 반면 두 번째 차트에 있는 나머지 지표(체중· 칼로리·중심혈압·HRV·수면·회복·Strain·운동량·집중력)는 병원이 정한 정상 범위가 따로 없는 웨어러블 기기 고유 지표라서, 정상 기준선 없이 Before/After 막대 길이만으로 변화의 크기를 보여줍니다.

💡 왜 중요한가 — 이게 바로 앞선 편에서 말씀드린 순환입니다. 베이스라인을 재고, 식단을 고르고, 용량을 지킨 다음, 다시 재서 비교하면 이렇게 눈에 보이는 보상이 옵니다. 이 보상을 확인하는 순간이 다음 8주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런데 정작 제게 더 크게 다가온 변화는 수치가 아니었습니다. 일상이 달라졌습니다. 에너지가 넘쳤고, 가족과 지인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매사에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마음이 바뀌려면 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때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나중에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다룰 때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늘 지치고 축 늘어져 있던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지는 걸 한 번 느껴보면, 식습관을 바꾸는 과정에서 겪는 약간의 어려움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이 결과는 어디까지나 저 한 사람의 사례입니다. 생활습관 개입으로 인한 개선 폭은 사람마다, 그리고 연구마다 편차가 큽니다. 8주 만에 같은 속도로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베이스라인을 알고, 거기에 맞는 식단을 고르고, 용량을 지키는 이 구조 자체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됩니다.

우리는 거의 평생 동안 어떤 식습관 하나를 유지해왔습니다. 그 식습관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경우도 사실 식단만 바꾼 결과가 아닙니다. 몸·잠·쉼 실행편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밝히겠지만, 식단과 다른 습관들을 함께 병행한 수치라서 더 드라마틱하게 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절대 짧은 시간에 모든 걸 한꺼번에 고치려 하지 마세요. 평생 이어온 습관을 이제 제대로 된 습관으로 하나씩 바꿔가는 긴 여정에 막 발을 들인 것뿐입니다.

다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더 큰 무엇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건 지금보다는 나중에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아껴두겠습니다. 인생을 바꾸는 최고의 경험에 동참하신 걸 축하합니다.

Takeaway

숫자로 시작해서 숫자로 확인했습니다. 처음엔 빨간불이 여럿이라 막막했지만, 여러 식단의 장점만 골라 제 상황에 맞게 조합하고 엄격하게 지키니 8주 만에 대부분의 지표가 초록불로 바뀌었습니다. 다음은 여러분 차례입니다 — 여러분의 베이스라인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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