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 비만에 가장 직접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가 밥과 몸이라고 했습니다. 그중 밥부터 보겠습니다.
밥은 음식입니다
밥은 우리가 먹는 음식입니다. 매일 세 번씩 먹기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게다가 음식은 오랜 기간 형성된 식습관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식습관에 의도적으로 개입해 보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선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부터 기본적으로 이해해 봅시다.
한 가지 앞으로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음식은 정답지가 없습니다. 나에게 맞춰, 조금씩 개선해 가며, 조금 더 나은 식단을 꾸리는 과정이라는 사실입니다.
영양소, 두 가지로 나눠보기
음식에 든 영양소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양이 많이 필요한 다량영양소(매크로, macronutrient)와 양은 적어도 되지만 없으면 안 되는 미량영양소(마이크로, micronutrient)입니다.
세부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 그림부터 보겠습니다.
영양소
│
├─ 다량영양소 (매크로) — 에너지를 만들고 몸을 구성함
│ ├─ 탄수화물 — 가장 빠른 에너지원
│ ├─ 단백질 — 조직을 만들고 고침
│ └─ 지방 — 가장 오래 쓰이는 에너지원
│
└─ 미량영양소 (마이크로) — 대사가 돌아가도록 돕는 조력자
├─ 비타민
│ ├─ 지용성 (A·D·E·K)
│ └─ 수용성 (B군·C)
└─ 무기질(미네랄)
├─ 많이 필요: 칼슘·인·칼륨·나트륨·마그네슘
└─ 적게 필요: 철·아연·요오드 등
| 구분 | 종류 | 하는 일 |
|---|---|---|
| 다량영양소 (매크로) |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 에너지를 만들고 몸을 구성함 |
| 미량영양소 (마이크로) | 비타민, 무기질(미네랄) | 대사가 돌아가도록 돕는 조력자 |
다량영양소가 하는 일
탄수화물은 가장 빨리 쓸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단순당(설탕처럼 분자가 작은 것)은 빨리 흡수되고, 복합 탄수화물(현미·통밀처럼 분자가 큰 것)은 천천히 흡수됩니다. 남는 것은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저장해 둡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여러 개 연결된 물질입니다. 에너지로도 쓰이지만 더 중요한 역할은 몸을 이루는 조직을 만들고 고치는 것입니다. 호르몬과 효소도 단백질로 만들어집니다.
지방은 가장 천천히 쓰이는 대신 같은 무게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냅니다.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가 되고, 비타민 A·D·E·K(지용성 비타민)는 지방이 있어야 몸에 흡수됩니다.
대략적인 하루 비율은 탄수화물 50–55%, 단백질 10–15%, 지방 20–35%(이 중 포화지방은 10% 미만) 정도로 봅니다. 정확한 숫자보다 세 가지가 다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위의 셋 중에 어디에 포함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음식 이름으로 검색해 보세요. 100g당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 함량이 다 나옵니다.
미량영양소가 하는 일
비타민은 지용성(A·D·E·K — 지방과 함께 흡수)과 수용성(B군·C — 물에 녹고 남으면 소변으로 빠져나감)으로 나뉩니다. 무기질(미네랄)은 몸에 비교적 많이 필요한 것(칼슘, 인, 칼륨, 나트륨, 마그네슘)과 아주 적게 필요한 것(철, 아연, 요오드 등)으로 나뉩니다.
양은 적지만 대사(음식을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 전체)가 돌아가려면 이 조력자들이 있어야 합니다. 다량영양소만 채우고 미량영양소가 부족하면 엔진은 있는데 점화 장치가 없는 셈입니다.
미량영양소는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지금은 비타민이 지용성과 수용성으로 나뉘고, 그 밖에 무기질이 있다는 정도만 이해해도 됩니다.
접시로 재보기 — Healthy Eating Plate

지금까지가 재료였다면, 이제 어떻게 담을지가 남았습니다. 하버드 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이 만든 Healthy Eating Plate를 씁니다. 가장 직관적이기 때문에 편리할 뿐더러 오늘부터 즉시 측정 가능한 방법이라 추천합니다.
- 접시의 절반: 채소와 과일 (감자·감자튀김은 제외)
- 4분의 1: 통곡물 (현미, 통밀빵 등 — 흰쌀·흰빵 같은 정제곡물은 줄임)
- 4분의 1: 단백질 (생선, 가금류, 콩류, 견과류 — 붉은 고기·가공육은 줄임)
- 소량의 건강한 기름 (올리브유 등)
- 물, 차, 무가당 커피 위주로 마시기
미국 정부의 마이플레이트(MyPlate)와 각도가 다릅니다. 하버드 쪽은 탄수화물의 질(정제곡물인지 통곡물인지)을 더 따지고, 건강한 지방은 따로 제한하지 않습니다.
이 접시가 이 글에서 하는 역할은 식단표가 아니라 측정 도구입니다. 접시를 나누는 순간, 오늘 먹은 것이 어느 쪽으로 치우쳤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천 — 그릇을 준비하고 사진으로 남기기
방법은 간단합니다.
- 평소 쓰는 그릇 하나를 정합니다.
- 위 비율대로 나눈다고 생각하고 음식을 담습니다. 자로 잴 필요는 없습니다. 눈대중으로 절반·4분의 1·4분의 1이면 충분합니다.
- 먹기 전에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사진 한 장이 오늘의 기록입니다. 지난 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날짜가 같이 남아야 나중에 비교가 됩니다. 매 끼니가 아니어도 됩니다. 하루 한 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접시를 나누는 선을 눈으로 그어가며 담았습니다. 한동안 이렇게 하다 보니 이제는 자를 대거나 계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릇에 채소를 절반쯤 깔고, 그 위에 단백질과 지방을 얹으면 대략 맞습니다. 눈대중이 손에 붙은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식으로 먹게 됩니다. 정제곡물(흰쌀·흰빵)은 안 보이고, 채소가 그릇의 절반을 채우고,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이 나머지를 채웁니다. 규칙을 지키려고 애쓴 게 아니라, 그릇을 채우다 보니 이 모양이 됐습니다.
양은 지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평소 식사량이면 됩니다. 그보다는 비율을 맞추는데 집중해보세요.
오늘부터 바로 시작해보세요.
Takeaway
- 영양소는 다량(탄수화물·단백질·지방)과 미량(비타민·미네랄)으로 나뉩니다.
- 다량은 에너지와 몸의 재료, 미량은 대사를 돌리는 조력자입니다.
- 접시를 절반(채소·과일) : 4분의 1(통곡물) : 4분의 1(단백질)로 나눠 담으면 그 자체가 측정 도구가 됩니다.
- 그릇 하나 정하고, 담고, 사진 한 장 —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