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 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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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편에서 탄수화물과 채소를 봤습니다. 이번에는 세 번째 다량영양소, 단백질입니다.

단백질, 왜 중요한가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연결된 분자입니다. 아미노산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다음 항목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9종을 충분한 비율로 모두 갖춘 단백질을 완전단백질이라 부르고, 하나라도 부족한 걸 불완전단백질이라 부릅니다. 달걀·고기·생선· 유제품·대두(두부)는 완전단백질이고, 곡물(라이신 부족)과 콩류(메티오닌 부족)는 대부분 불완전단백질입니다. 곡물과 콩류를 함께 먹으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는 게 “보완 단백질” 개념인데, 이 원리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하루 권장섭취량은 흔히 체중 1kg당 0.8g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결핍을 막는 최소치일 뿐, 최적의 섭취량은 아닙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거나 나이가 있는 성인이라면 이보다 훨씬 높은 체중 1kg당 1.2~2.0g이 근육량 유지·증가에 더 적합하다는 게 국제스포츠영양학회(ISSN)의 공식 입장입니다.

최소 유지량(0.8g/kg)과 활동적인 성인 권장 범위(1.2~2.0g/kg)를 함께 보여줍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참고용으로만 보세요.

숫자로 목표량을 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실제로 내가 오늘 먹은 음식에 단백질이 몇 그램 들었는지를 알아야 목표에 맞출 수 있습니다. 정확히 계산하는 방법은 나중에 따로 다루겠지만, 우선은 주방용 저울을 하나 장만하시길 권합니다. 처음에는 눈대중으로 양을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몇 주만 재보면 손바닥 크기·한 줌 같은 감각이 붙어서 나중엔 저울 없이도 꽤 정확하게 어림잡을 수 있게 됩니다.

단백질은 다른 다량영양소보다 포만감을 더 오래 주고, 소화·대사 과정에서 자체 칼로리의 20~30%를 태웁니다(탄수화물은 5~10%, 지방은 0~3%). 같은 칼로리를 먹어도 단백질 비중이 높으면 덜 배고프고 대사량도 조금 더 쓰는 셈입니다.

아미노산이란 무엇인가

단백질을 이해하려면 그 재료인 아미노산부터 봐야 합니다. 아미노산은 가운데 탄소(Cα) 하나에 아미노기(-NH₂), 카르복실기(-COOH), 수소(H), 그리고 곁사슬(R)이라는 네 부분이 붙어 있는 작은 분자입니다. 앞의 세 부분은 모든 아미노산에서 똑같고, 곁사슬(R)만 아미노산마다 달라서 각기 다른 성질을 만듭니다 — 이 곁사슬의 차이가 아미노산 20종을 구분 짓는 유일한 요소입니다.

H₂N– 아미노기 –COOH 카르복실기 H 수소 R 곁사슬(아미노산마다 다름)

아미노산 한 개의 카르복실기(-COOH)와 다음 아미노산의 아미노기(-NH₂)가 물 분자 하나를 내놓으며 결합하는 걸 펩타이드 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이 결합이 수십~수천 번 반복돼 사슬을 이루면 그게 곧 단백질입니다. 아미노산이 “글자”라면 단백질은 그 글자들로 쓴 “문장”인 셈이고, 곁사슬(R)의 순서와 조합이 그 단백질의 모양과 기능을 정합니다.

참고로 최근 화제인 GLP-1 비만·당뇨 치료제(위고비·오젬픽 등)도 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만들어진 물질입니다. GLP-1은 원래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아미노산 약 30개짜리 짧은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돕고 식욕을 줄이지만, DPP-4라는 효소에 금방 분해돼 반감기가 1~2분에 불과합니다. 세마글루타이드 같은 치료제는 GLP-1을 본떠 만들되 일부 아미노산을 바꾸고 지방산 사슬을 붙여 DPP-4의 분해를 피하도록 설계한 “변형 펩타이드”인데, 그 덕분에 반감기가 며칠 단위로 늘어나 주 1회 주사로도 효과가 유지됩니다.

사람 몸에서 쓰이는 아미노산은 20종입니다. 이 중 9종은 몸이 스스로 합성하지 못해 반드시 음식으로 먹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입니다 (히스티딘·이소류신·류신·라이신·메티오닌·페닐알라닌·트레오닌·트립토판· 발린). 나머지 11종은 몸이 다른 아미노산이나 재료로부터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비필수아미노산입니다. 다만 이 중 일부(아르기닌· 글루타민 등)는 평소엔 충분히 합성되다가도 질병·부상처럼 몸에 큰 부담이 걸리는 상황에서는 필요량을 다 못 채워 음식으로 보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아미노산은 조건부 필수아미노산이라고 따로 부릅니다.

필수아미노산 9종 중에서도 이소류신·류신·발린 세 가지는 분지사슬아미노산(BCAA, Branched-Chain Amino Acids)이라고 따로 묶어 부릅니다. 곁사슬(R) 구조가 가지처럼 갈라져 있다는 뜻인데, 이 중 류신이 근육 단백질 합성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 항목에서 다루겠습니다.

류신이란 무엇인가 — 근육 합성의 스위치

류신(leucine)은 위에서 본 BCAA 세 종류 중 하나인 필수아미노산입니다. 단순히 몸을 구성하는 재료로만 쓰이는 게 아니라, 근육 세포 안에서 “지금 단백질을 새로 합성하라”는 신호를 켜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정확히는 mTOR(엠토르)라는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자극해서, 근육 단백질을 조립하는 기계를 실제로 가동시킵니다. 그래서 같은 양의 단백질이라도 류신이 많이 든 쪽(유청 단백질·닭고기·소고기·참치· 달걀·파르메산 치즈 등)이 근육 합성 자극이라는 측면에서는 더 효율적입니다.

근육을 만들려면 단백질을 “먹는 양”만큼 “한 끼에 얼마나 몰아 먹는지”도 중요합니다. 근육 단백질 합성을 최대로 자극하려면 한 끼에 류신이 약 2.5~3g(고품질 단백질 기준 약 20~40g) 필요하다는 게 여러 용량-반응 연구에서 확인됐습니다. 이보다 적게 먹으면 자극이 약하고, 이보다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비례해서 커지지도 않습니다 — 스위치는 한번 켜지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 역치가 올라갑니다. 젊은 성인은 한 끼 약 20~25g으로 충분하지만, 노년층은 근육이 같은 양의 단백질에 덜 반응하는 “동화 저항성”이 생겨 한 끼 30~40g 정도가 필요하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오히려 단백질을 더, 더 자주 챙겨야 한다는 뜻입니다.

단백질원마다 다른 질

같은 “단백질”이라도 다 같지 않습니다. 소화흡수율과 아미노산 균형을 평가하는 지표로 DIAAS(소화가능 필수아미노산 점수)와 이전에 쓰이던 PDCAAS가 있습니다. 대체로 유청·달걀·소고기 같은 동물성 단백질이 상위권이고,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는 대두(두부)가 예외적으로 동물성에 버금가는 점수를 받습니다. 나머지 곡물·콩류는 한 단계 아래인 경우가 많은데, 특정 아미노산이 부족하거나 소화흡수율이 낮아서입니다.

100g 기준 단백질 함량(조리 기준, 대략치):

식품 단백질(g/100g)
닭가슴살 약 31
소고기(살코기) 약 31
연어 약 25
달걀 약 13(달걀 1개 약 6~7g)
그릭요거트(무지방) 약 10
두부(단단한 것) 약 8~17(제품마다 차이 큼)
렌틸콩 약 9
병아리콩 약 9
퀴노아 약 4.4

식물성 단백질의 강점은 질이 아니라 종류의 폭에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AHA)가 정리한 식물성 단백질원만 해도 콩류·렌틸콩·병아리콩·풋콩(에다마메)·두부·템페 같은 콩 계열부터, 퀴노아·귀리·수수 같은 곡물, 견과류·씨앗류·땅콩버터, 브로콜리· 시금치 같은 채소, 두유·베지 패티까지 폭이 넓습니다.

콩 및 콩 제품, 곡물 및 씨앗류, 채소 및 가공 채소로 분류한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 가이드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 가이드 — 콩류·곡물·채소 세 카테고리에 걸쳐 종류가 다양합니다.

매일 같은 닭가슴살만 먹으면 금방 질리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이렇게 종류가 많아서 그날그날 바꿔가며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게 실질적인 장점입니다.

붉은고기·가공육은 다릅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5년 가공육(햄·소시지·베이컨 등)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고기(소·돼지·양고기)를 2A군(발암 추정물질)로 분류했습니다. 가공육은 하루 50g씩 먹을 때마다 대장암 위험이 약 18%, 붉은고기는 하루 100g씩 먹을 때마다 약 17% 높아진다는 수치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IARC의 “1군”은 “얼마나 위험한지”가 아니라 “얼마나 확실한 증거로 뒷받침되는지”를 나타내는 등급입니다. WHO도 “1군에 속한다고 담배·석면처럼 다 똑같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실제로 가공육으로 인한 연간 사망은 전 세계 약 3만 4천 명으로 추정되는데, 흡연(약 100만 명)·음주(약 60만 명)와는 자릿수가 다릅니다. 또한 위에 나온 17~18%는 상대위험 증가율이라, 원래 대장암 발생률 자체가 낮으면 실제(절대) 위험 증가는 그보다 훨씬 작습니다. 그렇다고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과장해서 받아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무엇이 단백질의 흡수를 바꾸는가

같은 단백질도 어떻게 조리하고 언제 먹는지에 따라 몸이 실제로 쓰는 양이 달라집니다.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1. 적당히 익히면 오히려 흡수가 잘됩니다. 열을 가하면 단백질의 접힌 구조가 풀리면서(변성) 소화효소가 더 쉽게 달라붙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날달걀 단백질의 소화흡수율이 약 51%에 그친 반면, 익힌 달걀은 약 91%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피험자 5명의 소규모 실험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2. 너무 센 불로 조리하면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고기를 직화로 굽거나 태우면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라는 물질이 생깁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동물실험에서 이 물질들이 DNA를 손상시킨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사람에게 실제로 암을 일으킨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까지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그래도 완화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 조리 전 30분 이상 재우기(마리네이드), 직화·탄 부분 피하기, 자주 뒤집기, 굽기 전 전자레인지로 미리 살짝 익혀 직화 시간 줄이기, 그리고 애초에 찜·조림·삶기 같은 습식 조리 비중을 늘리는 것입니다.
  3.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나눠 먹는 쪽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루 총 단백질량을 아침·점심·저녁에 고르게(끼니당 25~30g) 나눠 먹으면, 저녁에 몰아 먹는 패턴보다 24시간 근육 단백질 합성이 더 활발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다만 표본이 작고(8~24명), 대부분 단기 지표(합성 속도)만 본 연구라 장기적으로 실제 근육량 차이까지 이어지는지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립니다. 가장 안전한 결론은 “끼니 배분보다 하루 총량을 채우는 게 먼저”이고, 총량을 채운 뒤 여유가 있다면 고르게 나누는 걸 추가 전략으로 보는 정도입니다.
  4. 식물성 단백질은 꼭 같은 끼니에 조합할 필요가 없습니다. “콩과 곡물을 반드시 한 끼에 같이 먹어야 완전한 단백질이 된다”는 말은 1970년대 책에서 나온 조언인데, 정작 그 책의 저자가 1981년 개정판에서 스스로 “지나치게 엄격한 조언이었다”고 정정했습니다. 지금의 영양학은 하루(또는 며칠) 안에 다양한 단백질원을 먹으면 몸이 그때그때 흡수한 아미노산을 모아 쓴다고 봅니다. 콩밥(쌀+콩), 렌틸콩밥(쌀+렌틸콩), 후무스+빵(병아리콩+밀) 같은 조합이 대표적인데, 참고로 두부는 이미 그 자체로 완전단백질이라 굳이 밥과 짝지어 “완성”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 두부밥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조합의 이유가 다른 콩류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신장에 무리가 갈까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신장에 무리가 간다는 말이 오래 돌았습니다. 2018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28개 연구, 1,300명 이상 분석)은 비만·2형당뇨·고혈압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도, 기존에 신장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고단백 식이와 신장 기능 저하를 연결 짓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구 책임자는 “건강한 사람에게 고단백 식이가 신장병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사실상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미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다른 얘기입니다 — 이런 경우 단백질 제한이 표준 치료 지침에 여전히 포함돼 있으므로, 신장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바꿨습니다

원리를 알고 나서 이렇게 조정했습니다.

  • 끼니마다 단백질을 분산합니다.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아침· 점심·저녁 모두 대략 20~30g씩 채우는 걸 목표로 합니다.
  • 달걀·생선·닭가슴살과 두부·렌틸콩·병아리콩 등의 동물성과 식물성을 섞거나 번갈아 씁니다. 대두(두부)는 이미 완전단백질이라 매일 활용하는 기본 단백질원 중 하나로 둡니다.
  • 붉은고기·가공육은 최소화합니다. 아예 끊기보다는 자주 먹지 않는 쪽으로 줄이고, 가공육은 특히 더 드물게 먹습니다.
  • 조리는 찜·조림·삶기를 기본으로 하고, 구울 때는 마리네이드를 합니다. 직화로 구울 때도 태우지 않고 자주 뒤집으며, 탄 부분은 잘라냅니다.
  • 주방용 저울을 씁니다. 처음엔 매번 재느라 번거로웠지만, 지금은 눈대중만으로도 어지간히 맞아서 저울 없이 먹는 날이 더 많습니다.

실천

  1. 하루 단백질량을 체중 1kg당 1.2~2.0g 사이로 잡으세요. 위 계산기로 대략의 범위를 먼저 확인하세요. 활동량이 많거나 나이가 있다면 상한 쪽에 가깝게 챙기세요.
  2. 한 끼 20~30g을 목표로 세 끼에 고르게 나누세요. 저녁에만 몰아 먹는 습관이 있다면 아침·점심부터 늘려보세요.
  3. 동물성·식물성을 번갈아 쓰세요. 두부·렌틸콩·병아리콩은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4. 가공육은 최소로, 직화구이는 마리네이드·저탄화로 관리하세요. 습식 조리(찜·조림·삶기)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5. 주방용 저울을 하나 마련하세요. 처음 몇 주만 재보면 감이 붙어서, 나중엔 저울 없이도 양을 어림잡을 수 있게 됩니다.

Takeaway

  •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 9종을 얼마나 갖췄는지에 따라 완전·불완전으로 나뉩니다. 대두(두부)는 식물성 중 예외적으로 완전단백질입니다.
  • 기본 권장량(체중 1kg당 0.8g)은 결핍을 막는 최소치이고, 활동적인 성인·노년층은 1.2~2.0g이 더 적합합니다.
  • 근육 합성을 최대로 자극하려면 한 끼에 약 20~40g(류신 약 2.5~3g)이 필요하고,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필요합니다.
  • 가공육(1군 발암물질)·붉은고기(2A군)는 등급이 곧 위험의 크기는 아니지만, 자주 먹지 않는 쪽으로 줄이는 게 합리적입니다.
  • 적당히 익히면 소화흡수율이 오르고, 너무 세게 구우면 HCA·PAH가 생깁니다. 식물성 단백질은 같은 끼니에 조합하지 않아도 됩니다.
  • 건강한 신장을 가진 사람에게 고단백 식이가 해롭다는 근거는 없지만, 신장질환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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